[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본격적인 무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이즈음엔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만큼 아이가 있는 가정은 유의해야 한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뇌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다.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주로 에코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 장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데, 인구 10만명당 11~27명 정도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전체 뇌수막염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출생 직후부터 7세까지의 취학 전 아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7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2~3일 발열이 지속되며, 사람의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전염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주로 폐렴구균, 인플루엔자간균, 수막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뇌수막염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마찬가지로 출생 직후부터 5세까지 아이에게 잘 나타나며, 청소년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다.
뇌수막염에 걸리면 38도 이상의 고열과 두통, 오한 등에 시달리게 된다. 이중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인데 흔히 감기인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가기 쉽다. 그러나 제 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병이 발전할 수 있어 고열과 심한 두통이 지속된다면 빨리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바이러스성 수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열, 두통, 탈수증세 등에 대한 증상 완화 요법으로 충분한 것. 다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게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문제는 세균성 뇌수막염이다. 이환종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균성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면서 "가능한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한 후 항생제를 투여하지만 뇌척수액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 항생제를 먼저 투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최소 10~14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사율은 평균 10~15% 정도다. 원인균별로는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에 의한 뇌수막염의 치사율은 2~5%로 낮은 편이나 수막구균은 10~15%, 폐렴구균성 30%, 그람음성 간균 40~80%에 이른다. 또 생존자 중 15% 정도 환자에겐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치사율이 더 높다.
이환종 교수는 "수막구균은 전염성이 높아 환자를 격리 치료하고 환자와 접촉한 가족, 의료인에 대한 예방적 치료도 필요하다"면서 "뇌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습관을 유지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은 더욱 위험한 만큼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