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언론시사회 당시 장철수 감독은 주연배우들의 매력을 운동선수들에 비유했다. 이는 배우들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당시 감독은 김수현을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박기웅을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에 비유했다.
그는 또 손현주를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비교하며 열정, 노력이 닮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장 감독은 “이현우는 손연재 선수”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남자선수가 전혀 떠오르지 않더라. 김연아 선수처럼 세계 1등은 아니지만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잠재된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현우는 “당시 정말 당황스러웠다”며 크게 웃어보였다.
“그때 감독님이 뜬금없이 저희 배우들을 운동선수에 비교해서 놀랐어요. 저를 건너뛰고 다른 분들 먼저 얘기하시길래 ‘까먹었나보다’ 했는데 갑자기 ‘현우는 손연재씨와 닮았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김)수현이 형이랑 마주보고 빵 터졌죠. 손연재 선수에게 죄송할 따름이에요. 평소 저도 팬입니다.”
당시를 회상하며 즐거운 듯 웃던 이현우는 이제 제법 소년의 티를 벗었다. 그는 1993년생으로 올해 ‘성년의 날’을 보낸 어엿한 성인이다. 부쩍 성숙해졌다는 말에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번 영화에서 해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생각했어요. 그전 모습과 다르게 남자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현우는 ‘동안 외모’에 대해 큰 불만은 없다. 평소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인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가정환경이나 외모 등의 여러 가지 조건에 대해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다.
“개개인의 차인 거 같은데 너무 어려서 좀 꺼려하는 분들이 있고, 어린 걸 좋아하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제 외모가 나이보다 어린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크게 부정적으로 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냥 제 모습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해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이현우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박기웅은 이현우에 대해 “애교가 많다”고 평했다. 하지만 인터뷰 당시 만난 이현우는 진지하고 어른스러워 보였다. 여러 가지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배우 같았다.
“사실 전 편한 걸 즐기는 스타일이에요.(웃음) 물론 때로는 독한 면도 있죠. 한편으로는 멍청한 구석도 있고요. 예전에는 크게 느끼진 못했는데 작품 활동에 대한 욕심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요.”
그의 부모님은 어린 시절부터 항상 예의범절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90도로 인사를 하는 것도 아마 그러한 교육 방침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어릴 때는 정말 길 가다가 모르는 분들에게도 다 인사를 시키셨어요. 아마 인사하는 건 그때부터 습관화된 것 같아요. 집안에서의 배움이 계속해서 남아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은 늘 친구같이 다가왔고 가정을 화목하게 만들어주셨어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가족행사도 많았죠. 정말 감사한 부분이에요.”
알고 보면 이현우는 매우 활동적이고 평소에 운동하는 것을 즐긴다. 운동 신경도 제법 있는 편이다. 이번 영화에서 액션 장면을 무리 없이 소화한 것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성격 덕이 크다.
“평소에 운동하는 걸 좋아해요. 축구나 수영이나 스키는 어릴 때부터 많이 해오던 스포츠에요. 이번 영화 찍으면서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한 건데 한 세달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연습하고 합을 맞췄어요. 아, 이번에 축구팀에 들어가서 매주 축구도 하고 있어요.”
영화에서 이현우는 김수현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핑크빛 기류를 조성했다. 그가 맡은 리해진은 원류환(김수현 분)을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며 자란 인물이다.
“현장에서도 적정선을 지키는 게 굉장히 중요했어요. 수현이 형이 저를 뒤에서 안고 있을 때 위치나 손동작, 얼굴 각과 표정 하나 하나 다 신경을 썼어요. 형이 저에게 비니를 씌워주거나 안고 있을 때 장난으로 ‘감독님 현우 심장 뛰는데요’ 하더라고요.(웃음) 서로 쑥스럽고 재미있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그는 여배우와 호흡을 맞추지 않았지만 전작을 통해 티아라 지연, 에프엑스 설리, 남지현 등과 호흡했다. 특히 남지현과는 어머니들끼리도 알 정도로 절친하다.
“촬영할 때 다들 친하게 지냈고 그 후에는 서로 바쁘니까 가끔 연락만 해요. 남지현씨는 작품을 서너 개를 같이 했고, 어머니끼리도 잘 아는 사이에요. 어릴 때는 매니저가 없어서 어머니와 함께 현장에 나왔거든요. 그래서 워낙 친해요.”
소년에서 청년으로 거듭난 이현우. 그에게 “연애는 해 봤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해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끝으로 이상형을 물었더니 잠시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얘기할 때 잘 맞고 좀 편안하고 그런 사람을 좋아해요. 물론 예쁘면 좋죠. 웃는 게 예쁜 여자가 좋아요. 도도한 사람보다는 많이 웃는 사람이 좋더라고요.(웃음)”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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