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일·개성·실무접촉' 수정제안...정부 "입장 정해 회신"(종합)

"장관급 회담 거부는 아냐...남북 신뢰 형성 기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은 우리 정부가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데 대해 9일 개성에서 당국 간 실무접촉을 먼저 갖자고 수정 제의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수년 동안이나 중단되고 불신이 극도에 이른 현 조건을 고려해 남측이 제기한 장관급 회담에 앞서 그를 위한 북남 당국 실무접촉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는 남측이 우리의 당국회담 제안을 긍정적으로 즉시 받아들인 것을 평가한다"고도 말했다.

대변인은 또 "7일 14시부터 판문점 적십자 연락 통로를 가동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상기 제안에 대한 남측의 대답을 보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평통 대변인의 발언이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정부 내부적으로 입장이 정해지면 알리겠다"면서 "오늘 중으로 북한의 제의에 반응하는 것이 합리적이긴 하지만 보통 상황이 아니니 경우에 따라서 회신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장관급 회담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이를 전제로 받아들이면서도 '수년 간 대화가 중단됐으니 실무회담이라는 일종의 예비접촉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남북 당국 간 대화 과정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하며, 이것이 원만하게 잘 진행돼 서로 간에 신뢰가 형성되고 모두가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6일 조평통은 대변인 특별담화문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금강산 관광 재개·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6·15 및 7·4선언 공동 기념행사 개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우리측에 제안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주창해온 '당국 간 대화를 통한 해법 모색' 방식을 전격 수용한 조치다. 이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즉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