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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중진국 함정' 논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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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원조 브릭스 4개국(브라질·러시아·중국·인도)이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Growth Trap)'에 빠졌다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고도성장하던 개발도상국들이 구조개혁, 노동시장 발전 지연 등의 이유로 선진국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 하고 장기간 저성장 국면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지난 2005년 개발도상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6000달러 수준일 때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NBER은 올해 1월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1인당 GDP 수준이 더 낮아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DP는 브라질이 1만1875달러, 중국이 9162달러, 러시아가 1만770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인도 통계청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5%에 머물렀다고 발표하고, 브라질의 올해 GDP 증가율도 1.9%에 머물렀다. 러시아는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브릭스 국가들이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러시아 투자은행 르네상스 캐피털의 이반 차카로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이미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며 "부채는 늘고 성장률은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신흥시장과 마찬가지로 브릭스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금리와 막대한 자본 유입 덕분에 브릭스 국가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이에 도취된 탓에 구조개혁이 뒤쳐졌다고 지적했다. 뉴먼은 브릭스 국가들이 역내 기업들간 경쟁 독력, 금융 부문 합리적 개선, 소득세 구간 확대를 통한 재정 확충 등 폭넓은 개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에서 신흥시장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루치르 샤르마는 이미 지난해 브릭스 국가 위기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브릭스 국가의 경제 성장은 글로벌 경제 전체가 큰 호황을 맞이한 영향이 컸는데 브릭스 국가들은 이를 잊고 자국 경제정책 덕분이었던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브릭스 국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신흥시장에 투입됐던 선진국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면서 신흥시장 국가들이 신용 경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먼은 "글로벌 자본 비용이 상승하면 신흥시장 국가들은 구조적 결함에 노출될 것"이라며 "성장률이 둔화되고 부채 부담이 늘면서 신흥시장이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진국 함정이란 '허구적 구성(artificial construct)'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1인당 GDP가 특정 수준에 이르면 성장률이 둔화되다는 중진국 함정이란 사실 실체가 없는 개념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경우를 예로 들며 중진국 함정은 실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세어링은 "한국은 상대적으로 1인당 GDP가 높은 수준이지만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셰어링은 남미의 경우 빈국에서 부자 국가가 됐다가 사라져 버린 국가들이 있다며 중진국 함정이 아니라 차라리 남미국가 함정(Latin America Trap)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세계 7대 경제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쇠락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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