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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6개 보유한 김석기…금융계 거물에서 해외도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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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한국인 명단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발표된 3차 명단엔 페이퍼컴퍼니를 6개나 보유한 인물이 공개됐다. 바로 1990년대 금융계에서 파란을 일으켰던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다.


김 전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 월가(베어스턴스증권사) 출신이란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국내 여러 증권사를 거친 뒤 1999년 중앙종금 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1990년대 한국에선 처음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주식투자로 거금을 벌어들여 금융계에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범법자 신세로 전락해 지금은 해외 도피중이다.

김 전 사장은 현재 해외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CJ E&M 이미경 부회장과 결혼한 뒤 이혼하고 1994년 연극배우 윤석화씨와 재혼했다. 1990년대 중반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자 홍콩으로 건너갔다가 1997년 한누리증권의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국내 금융계에 다시 복귀했다. 이때 경영난을 겪던 한누리증권을 반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는 등 탁월한 사업 수완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사모사채 인수 과정에서 차익을 챙기고 지분을 매집했다는 이유로 대주주 쪽과 갈등을 빚다 해임됐다.


중앙종금 사장 시절인 2000년엔 중앙종금을 부도 내고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5년간 금융회사 취업제한 조치를 받았다. 이어 2002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주가조작으로 66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망에 오르자 홍콩으로 도피해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그때부터 그에게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현재는 기소중지된 상태다. 김 전 사장은 부인인 윤씨와 현재 영국 런던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해외 도피중에서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19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코퍼레이션'을 포함 모두 6개사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김 전 사장이 1993년 1월 설립한 'STV아시아' 등 2개사에는 그의 부인인 윤씨가 주주로 등재돼 있다.


또 김 전 사장이 2005년 6월 설립한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에는 부인인 윤씨는 물론 언론인 출신인 이수형 삼성전자 전무와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도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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