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30일 연극배우 윤석화씨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한국인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22일, 27일에 이은 3차 발표다. 이번 3차 명단에는 국내 금융, 문화, 교육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명단에는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배우자인 연극배우 윤석화씨,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전성용 경동대 총장 등 5명이다. 뉴스타파는 이들 인사들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했음을 입증하는 자료와 연결 금융 계좌 정보들도 공개했다.
특히 이들 중 조원표 현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와 이수형 현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는 언론인 출신이다. 조 대표는 동아일보, 이 전무는 문화일보와 동아일보를 거쳤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석기 전 사장은 1990년 1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코퍼레이션'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고, 2001년 10월엔 같은 지역에 '자토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는 등 모두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 전 사장이 2001년 2월 설립한 '멀티-럭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의 주주로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등재돼 있다. 윤씨는 김석기 전 사장의 배우자다.
또 2005년 6월 설립된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엔 김석기 전 사장과 배우자 윤석화씨,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등 4명이 주주로 함께 등재돼 있어, 이들 4명이 어떤 관계인 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전성용 경동대 총장은 2007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인적 자원관리 교육 연구소'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이날 명단을 뉴스타파 홈페이지, 유튜브, 팟캐스트, 다음TV팟 등을 통해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한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탈세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이날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은 탈세 등의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역시 과거 자료를 정밀분석해 탈세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난 몇 주 동안 공동취재를 수행하고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1차 결과물을 발표하고, 일주일 뒤인 27일 2차 명단을 발표했다.
1차 발표 명단에는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 등 5명이 포함됐다. 또 2차 발표땐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 케미칼 부회장과 배우자 김영혜, 이덕규 전 대우인터네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 등 7명이 거명됐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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