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대만의 가장 대중적인 음료인 '버블티'에 신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공업용 첨가물이 들어갔다는 당국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만에서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만 보건 당국은 5월 중순 부터 버블티와 전쟁중이다. 당국은 버블티에 들어가는 핵심 재료인 식용녹말 312t 이상을 압수했다. 식용녹말에 공업용 첨가물인 말레산(maleic acid)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말레산은 플라스틱 가소제 등으로 쓰는 공업용 첨가물로 말레산을 대량 섭취할 경우 신장 관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대만 인근 국가에서는 즉각적으로 대만산 문제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만산 11개 식품의 수입을 금지했고 싱가포르도 대만산 식품의 일부 수입을 중단했다.
버블티는 여러가지 차(茶)에 열대작물인 카사바에서 채취한 식용녹말 '타피오카'를 넣은 음료로 30년전 대만의 한 작은 찻집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대만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료일 뿐 아니라 베를린, 이스탄불, 파리, 런던, 시드니,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세계 각 지역에서도 버블티 가게를 흔히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료가 됐다.
대만에서는 버블티에 공업용 첨가물이 들어있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버블티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 탐캉(淡江)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프랭크 천은 "나는 버블티 중독자 중 한 명이지만 당분간 버블티를 마시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2년 전에도 가소제 첨가 식품 파문을 겪은 바 있어 국민들의 식품 안전 경각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시 일부 대만산 가공식품에서는 합성수지제에 사용되는 가소제 성분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돼 해당제품의 유통·판매가 중단되고 회수조치 됐다.
대만 4대 일간지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데일리는 이번 버블티 사건을 다룬 기사에서 "2년 전 사건을 겪고도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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