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국내 부동산시장의 큰손인 군인공제회가 직접 개발 대신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며 운용 형태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아파트 분양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등의 직접투자 규모를 점차 줄이는 대신 안정적인 임대수익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7000여억원의 사업투자비 가운데 부동산펀드ㆍ리츠 등을 통한 대체투자에 투입되는 예산은 53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를 제외하면 신규투자 800억원, 부동산PF 500억원, 채권 400억원으로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 투자비의 75%나 된다. 특히 당초 6000억원의 전체 사업비에서 1000여억원이 증가됐는데 모두 대체투자로 배정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군인공제회의 운용자산은 5조8400억원으로 주식 7240억원(12.4%), 채권 3040억원(5.2%), 대체투자 2조550억원(35.1%), 부동산 2조7600억원(47.3%)로 구성됐었다. 절반 가까이 차지하던 부동산 투자 비중이 대부분 대체투자쪽으로 넘어온 것.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대체투자 부문에선 수익률 8% 이상이 기대되는 분야만 골라 투자를 한 것이 적중되면서 대체투자에서만 12.2% 가량의 수익을 내 재작년 마이너스였던 전체 투자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었다"며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1000여억원의 추가금액을 더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자노릇을 한 대표적인 대체투자로는 해외 SOC지분 펀드 매각과 국내에서는 매쿼리 코리아 인프라펀드 지분매각, IM1PF 등이다. 올해 대체투자 가운데서 부동산펀드로 처음 설정된 것은 지난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설립하는 비즈니스호텔 부동산펀드에 281억원에 투자한 것이다. PF와 수익형 부동산이 결합된 형태로 군인공제회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업이다. 대형 PF사업에 비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일정부분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군인공제회는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6년간 안정적인 수익과 매각 차익도 기대하고 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분양이나 PF 등의 직접 개발 사업을 줄이는 동시에 리츠나 펀드처럼 금융과 연계된 상품에 관심이 많다"며 "금융자산의 비중을 현행 40%에서 70%로 높이고 건설 비중을 30%로 줄이는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