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지역구 챙기기에 여야 의원총회 잇달아 연기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전쟁이 코앞인데 병사들이 다 휴가간 상황이다."
6월 임시국회 개회일을 닷새 앞둔 29일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의 입에서는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다. 여야 원내사령탑은 벌써부터 6월 국회 의제와 세부 일정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긴장하지 않고 있다는 차원에서 한 말이다.
국회가 텅 비었다. 여야 모두 '의원 부재'로 인해 6월 국회 전열 정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의원들이 해외로 출국하거나 지역구 일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정책 의원총회를 마지못해 내달 3일로 미뤘다. 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6월 국회 쟁점에 대해 의견 수렴을 거쳐 원내전략을 수립하려던 원내지도부의 계획이 무산됐다. 새누리당의 원내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의원들 40% 정도가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해 와 부득이하게 연기했다"며 "의원들이 많이 참석할 때 하는 게 좋다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당내 소통 차원에서 준비한 워크숍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31일 예정된 워크숍에 참석 예정 인원이 불과 6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은 행사를 3시간으로 축소했다.
물론 민주당도 같은 이유로 의원총회를 연기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주중에 의총을 열면 참석하기 힘든 의원이 많은 것 같아 31일부터 이틀간 워크숍을 마치고 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127명 중 40명 가량이 상임위원회 차원의 출장이나 국가간 교류 행사 등으로 해외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5일 각각 선출된 여야 원내지도부는 6월 국회 입법대전을 앞두고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자신들의 데뷔전 성격을 갖고 있어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새누리당은 정조위원장 인선과 상임위 간사단 조정을 통해 전열을 갖출 방침이다. 민주당도 상임위 간사단 재조정과 함께 상임위원 정수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