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CJ그룹이 벼량끝으로 몰리고 있다.
검찰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비자금 조성과 탈세 의혹에 대한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재현 회장의 홍콩 비자금이 3000억여원에 달한다는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의 측근인 비서실 김모부사장과 재무팀 임직원을 불러 비자금 조성과 소슥세 탈루 혐의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홍콩 비자금이 3000억원이 넘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이 회장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 일부가 자녀들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해 수사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무기명 채권 500억원을 아들과 딸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남매는 학생 신분이었지만, 이후 CJ 미디어 주식을 비롯해 계열사 주식 수백억 원 어치를 샀다. 지난 2009년에는 서울 신사동에 170억원 짜리 빌딩을 사들이는 등 고가의 부동산도 매입했다.
CJ 측은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출처가 비자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해외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계열사인 CJ푸드빌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CJ푸드빌은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던 터라 이번 조사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2주 전부터 8시까지 출근을 당기는 비상 경영체제로 들어갔는데 그룹 회장 관련 안 좋은 일까지 터지니까 아무래도 분위기가 더 안 좋고 침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관계사들과 접촉하는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관계사들을 만나다 보면 CJ그룹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갑을 관계라 해서 말이 많았고, 비상 경영체제 돌입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 사건까지 터지는 등 카운트 펀치 3번을 한 번에 맞은 것"이라며 "식품 현금 장사하면서 뒷돈 많이 챙겼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업 이미지가 안 좋아져 매출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된다"며 "지나치게 엄격한 법 적용이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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