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홍동희의 엔터톡톡]걸그룹 티아라의 유닛 티아라엔포(은정, 효민, 지연, 아름)가 6월 미국 시장을 진출한다.
티아라엔포 측은 6월 중 크리스 브라운, 티페인, 스눕독, 위즈 칼리파, 레이 제이 등 세계적인 래퍼들이 각각 피처링한 다섯 가지 버전의 ‘전원일기’ 음원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 프로모션을 위해 엠파이어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아라엔포는 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건너가 크리스 브라운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부터 오를 예정. 또 30일 개최되는 ‘BET 어워드(BET Awards)’ 레드카펫에도 크리스 브라운과 함께 오른다.
흥미로운 점은 티아라엔포의 미국 진출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 속에 진행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티아라엔포는 미국 진출 배경에 대해 티아라 멤버로 내정되었던 다니가 평소 안면이 있던 크리스 브라운의 콘서트장을 방문했다가 티아라엔포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보여준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노래를 들어 본 크리스 브라운이 먼저 티아라엔포에게 만나자고 제안했던 것. 특히 '전원일기'에 삽입된 전통 악기 '태평소' 소리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티아라의 미국 진출은 그야말로 급작스럽게 진행됐다. 어찌 보면 급작스러운 싸이의 미국 진출과도 닮아있다.
우리말로 된 가사와 전통 악기가 포함된 한국적인 사운드에 미국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에서 낸 음원이 그대로 미국에 소개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미국의 유명 아티스트가 참여한 편곡이 된 음원이 새롭게 5가지 버전으로 미국에서 발매된다는 점은 싸이와 다른 점이다.
싸이 이전 한국 가수들의 미국 진출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몇 유명 스타들은 아예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K팝 스타로 건너간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영어로 된 가사를 부른 신인 팝가수였다. 현지인들에게 그들은 K팝 가수가 아닌 그저 영어 발음이 어색한 외국인 신인 팝가수에 불과했다.
우려되는 점은 너무 갑작스러운 진출이라는 점과 현지 언어인 영어다.
싸이가 미국 진출시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유창한 영어 실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해외 진출을 목표로 데뷔전부터 일본어나 중국어 회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사례는 많다. 하지만 교포가 아니고서야 영어를 자유자제로 구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순 없다.
특히 티아라는 지난해 전 멤버와의 불화설, 왕따설 등으로 한차례 곤욕을 치렀고, 그로 인해 온라인에서 일부 누리꾼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음악으로 한단계씩 성숙,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대중의 시선은 더이상 삐딱할 리가 없다.
티아라엔포의 미국 진출은 K팝 한류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요즘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원일기' 결과만 놓고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이는 분명 2013년 이후 K팝의 방향성에 있어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홍동희 기자 dhee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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