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홈 고별경기에 결장했다. 최근 이적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구단과의 불편한 관계는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루니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스완지시티와 홈경기에 불참했다. 교체 명단에서도 제외되며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27년간 맨유를 이끈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홈경기. 동반 은퇴를 선언한 폴 스콜스를 비롯해 라이언 긱스 등 주축 멤버들이 뜻 깊은 자리에 함께했지만 애제자 루니는 예외였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루니가 이적을 요청한 상황에서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이 없을 것 같아 명단에서 제외했다"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니는 이미 2주전 퍼거슨 감독에게 팀을 떠나고 싶단 뜻을 전했다. 후임 사령탑으로 결정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 불편한 관계가 원인.
루니는 2002년 에버턴에서 프로에 데뷔하며 당시 사령탑이던 모예스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2년 뒤 맨유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루니는 2006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모예스 감독은 위압적이며 통제가 지나치다. 이것이 내가 맨유로 이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 주전경쟁에서 밀린 점도 마음을 무겁게 했단 평. 루니는 올 시즌 아스널에서 영입된 로빈 판 페르시에 공격수 자리를 내주고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등 주요 경기에 선발로 나서지 못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맨유는 공식 대변인을 통해 "루니는 팀을 떠나지 않는다"라고 발표하며 이적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퍼거슨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 "구단에서 루니를 다른 팀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몇 차례 경기에 나서지 못해 불만이 있겠지만 몸 상태가 최상이었다면 결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거듭된 관련 질문에는 "루니의 잔류 여부는 내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맨유는 치차리토와 리오 퍼디난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스완지를 2-1로 꺾고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