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글로벌 규제개혁을 제약의 강화가 아니라 아시아지역 금융부문 재건설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국제금융협회(IIF)와 KB금융그룹이 공동주최한 '2013 IIF 아시아 CEO 서밋'에서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이 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아시아 지역의 금융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규제개혁을 금융활동을 제약하는 족쇄로 인식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용해 금융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규제개혁은 G20 정상회의로부터 책무를 부여받은 금융안정위원회(FSB)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기본적인 규제의 설계가 상당 부분 완료된 상태다.
김 총재는 금융규제 개혁이 아시아 지역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규제 도입 시 대출비용 상승 및 신용 위축으로 글로벌 GDP 수준이 최대 연중 0.34%까지 하락하지만 금융기관건전성 제고 및 금융위기 재발 방지로 인한 편익은 매년 글로벌 GDP의 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며 "글로벌 규제개혁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것 못지않게 각국이 이를 일관성 있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규제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총재는 "일부 규제의 경우 아시아 지역 금융부문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에 적극 대비해 그 비용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이어 아시아 지역의 금융부문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을 활성화시켜 외부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아시아 금융부문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창출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전혀 예상치 못한 부문에서 다음 금융위기의 요소들이 잉태되고 있다"며 "향후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이미 지나간 위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위기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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