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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적' 퍼거슨, 아시아에 맨유를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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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적' 퍼거슨, 아시아에 맨유를 선물하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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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했다. 27년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아쉬움 섞인 작별인사를 건넸고, 언론은 저마다 그의 빛나는 업적을 소개했다. 그가 들어올린 38개의 트로피에 가장 먼저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또 다른 업적이 있다. 바로 맨유, 나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아시아에 선물한 것이다.

1992년 출범 당시 EPL 중계권료는 5년간 3억5000만 파운드(약 5931억 원). 반면 2010년에는 3년 간 17억8200만 파운드(3조198억 원)로 폭등했다. 무엇보다 42억 인구의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가 폭발한 결과다.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존재는 다름 아닌 퍼거슨 감독이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맨유를 이끌고 13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1999년엔 잉글랜드 최초의 3관왕(리그·FA컵·챔피언스리그)을 달성했다. 맨유가 선보인 압도적 경기력은 수많은 아시아팬들이 EPL 중계를 보기 위해 TV앞에 모이게 한 힘이었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칸타르'의 지난해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 분포된 맨유의 팬 수는 6억5900만 명.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3억2500만 명이 아시아 대륙 전체에 고루 분포돼있다.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길거리에서 맨유 유니폼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에 선출된 셰이크 살만(바레인) 역시 맨유의 오랜 팬이다.


이들 대부분은 퍼거슨 감독이 세운 새로운 왕조를 통해 맨유와 EPL을 알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아시아 각국 방송사도 앞 다퉈 EPL 중계에 나섰다.


'AFP통신'은 9일 퍼거슨 감독 은퇴에 따른 아시아팬들의 탄식을 전했다. 말레이시아 맨유 서포터즈 회장인 로렌스 하우는 "퍼거슨 감독은 올드 트래포드를 찾아갈 여유가 없는 아시아인들에게 EPL을 가져다 줬다"라고 지적했다. 상하이 맨유 서포터즈 회장인 데이비드 판은 SNS '웨이보'를 통해 "대부분 팬들은 망연자실해있다"라고 적었다. 그는 "우리 대부분은 퍼거슨 덕분에 10년 이상 동안 맨유 경기를 봐았다"라며 "그의 은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업적' 퍼거슨, 아시아에 맨유를 선물하다 박지성(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퍼거슨 감독의 박지성-가가와 신지 영입은 맨유 인기의 촉매제였다.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맨유의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가가와 역시 이적 첫 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우승에 공헌했다. 이들의 입단과 활약이 맨유의 아시아 팬층을 더욱 두텁게 만든건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


싱가포르 맨유 서포터즈 회장 켄 라이는 "박지성과 가가와의 영입은 아시아 팬들에게 흥미를 더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 덕분에 아시아 선수도 영국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판은 "몇몇 클럽은 마케팅을 위해 아시아 선수를 영입했다"라며 "반면 퍼거슨 감독은 상업적인 이유로 박지성과 가가와를 데려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선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오히려 아시아 마케팅에 더 큰 힘을 불어넣은 셈이었다.


이로 인해 맨유는 서울시청, 금호타이어, 도시바, 싱하 맥주, 홍콩 PCCW 등 아시아 기업과도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고, 시즌 개막 전에는 정기적으로 아시아 투어를 돌았다. 2007년과 2009년에는 박지성,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웨인 루니 등과 함께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덕분에 아시아 팬들은 시즌 전에 맨유 경기를 눈앞에서 직접 볼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데이비드 판은 "처음 맨유 선수단과 직접 만나고 이야기했던 건 인생을 통틀어 믿을 수 없던 경험"이라고 회상했다.


아시아 팬들은 퍼거슨 감독을 각자의 나라에서 대면했던 순간도 기억했다. 무엇보다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로렌스 하우는 "말레이시아 투어 당시 퍼거슨 감독은 팬들을 전용기로 초청해 선수들과 만날 기회를 주었다"라며 "그는 스폰서 등 상업적 관계에 있는 이들보다 팬들을 먼저 생각했다"라고 떠올렸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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