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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뽑아든 국민연금, 152조 단속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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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캐피탈 이어 가울투자자문 소송 준비..올 기금 규모 152조원으로 업계 긴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위탁운용사를 상대로 연달아 소송을 준비하는 등 기금 단속에 나섰다. 올해 예정된 위탁운용 기금 규모만 152조원에 달하는 만큼 잘잘못에 대해서는 확실히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운용사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9일 "가울투자자문의 운용 내역에서 일부 투자계약 위반사례가 발견됐다"며 "지난달 말 법무법인들에게 제안서를 발송하는 등 소송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울투자자문이 중소형 종목 비중을 계약사항 이상으로 늘린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울투자자문은 지난 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기관경고를 받고 과징금 86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후 국민연금은 가울투자자문에 위탁한 운용자산 6000억원 가량을 전액 회수했다. 한때 계약고 1조2000억원으로 업계 3위 자문사였던 가울투자자문은 현재 운용자산이 1000억원 미만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산은캐피탈을 제소키로 했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제소한 건 산은캐피탈이 처음이었는데, 한 달도 안 돼 두 번째 사례가 나온 셈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매년 위탁운용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이번 사례가 위탁운용사들에게 일종의 시그널(신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금운용을 모니터링하며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운용사에겐 적극적으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산은캐피탈과 가울투자자문은 소송 제기 사유가 다른 경우"라며 "아직 확정된 단계가 아닌 만큼 자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기금 규모가 급증하자 지난 2007년부터 위탁운용 비중을 꾸준히 늘렸는데, 당시 10%대던 비중이 현재는 30%에 달한다. 올해 목표 비중은 35.4%로, 152조원 가량이다. 국내주식이 47조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해외주식(34조원), 대체투자(30조원) 순이다.


위탁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의 이 같은 행보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국내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는 전체 자산 중 국민연금 자금이 최대 80%에 달하는 등 국민연금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업계서 국민연금의 소송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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