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소위 '뽕브래지어'만 주로 입는 직장인 이모(32)씨. 이번에도 A컵인 가슴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생각에 백화점에 속옷을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마네킹에 입혀놓은 브래지어가 하나같이 홑곁으로 되어있는데다가 속이 훤히 비치는 것들이었던 것. 이씨는 "홑겹 브래지어는 대부분 중년 여성들이나 입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20~30대가 많이 입는다고 한다"면서 "C컵, D컵 사이즈인 여성이 주고객이라고 해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최근 C컵과 D컵 사이즈의 글래머 여성들이 증가하자 두꺼운 뽕브래지어 대신 한겹으로 만들어진 홑겹 브래지어를 입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속옷브랜드 남영비비안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판매된 홑겹 브래지어 수량이 지난해 9~12월에 비해 150% 증가했다. 한국 여성들의 신체 사이즈가 점점 서구화돼 갈 뿐 아니라 가슴 성형수술이 잦아지면서 B컵 이상의 가슴 사이즈를 가진 여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 속옷전문업체 조사에 따르면 A컵 사이즈 판매량은 2010년 73.1%에서 61.3%로 감소한 반면 B컵은 19.1%에서 22%로, C컵은 7.8%에서 15.2%로 증가했다.
김희연 비비안 디자인실 수석디자이너는 "과거에는 와이어가 있는 브래지어를 답답하게 느끼는 중년 여성들이 홑겹브래지어를 찾는 주요 소비자였다면 요즘은 속옷의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여성들도 홑겹브래지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속옷 편집숍 매장 직원은 "최근 가슴 성형을 받은 젊은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굳이 뽕브래지어를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이미 수술을 통해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갖게 된 여성들이 홑겹 브래지어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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