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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순(和順)’, 한국의 볼로냐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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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균]


김창호(바리오화순 대표)

[기고] ‘화순(和順)’, 한국의 볼로냐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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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한 시간 남짓 가면 ‘볼로냐’ 라는 도시가 있다. 이탈리아의 관광지이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 좀 생소한 도시인 볼로냐는 1088년 세계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대학이 설립된 교육도시이자 이탈리아인들 사이에서도 식도락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의 조그만 도시이다.

로마나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처럼 잘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 이미 특별한 도시다. 아니 그 곳에서 비행기로 10시간 넘는 거리에 떨어져 살고 있는 나도 관심이 있으니 볼로냐의 특별함은 단지 이탈리아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볼로냐는 이미 이탈리아만이 아니라 유럽과 전 자본주의 국가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에 비해 2배가 넘는 임금, 3%대의 낮은 실업률의 볼로냐는 유럽 내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5개 지역 중의 하나다.

비단 경제적인 차원을 넘어서 볼로냐는 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5대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이 인구 40만의 이 도시를 이런 수준으로 끌어올렸을까? 그것은 바로 볼로냐 지역 경제의 45%를 차지하는 4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다.


실제로 볼로냐 사람들의 삶은 협동조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홈플러스나 이마트같은 대형마트도 ‘이페르콥’이라는 소비자협동조합으로 운영된다. 볼로냐 사람들은 장보러 가는 것을 ‘콥(cooperaiva, 협동조합)간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페르콥’은 큰 소비자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마트와 중소상인들의 상권 침해 여부를 놓고 종종 갈등을 빚지만 오히려 이페르콥은 중소상인과 생산자가 연 매출 2조4000억원의 대형마트를 함께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가격 폭락에 대비하고 유통과정에서의 비정상적인 마진율을 낮춰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까지 모두가 만족하게 만든 농민협동조합 ‘코메타’ 역시 한 사람당 출자금은 37만원이지만 지금은 연 160억원(2010년)의 매출을 올리는 규모로 발전했다.


낙농협동조합의 자회사 ‘그라나롤로’는 소의 사육과 우유의 생산과정의 신뢰도를 높여 이탈리아 우유업계 1위, 요구르트 업계 2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단 생산과 유통분야뿐 아니라 이 곳 사람들은 주택도 ‘콥안살로니’라는 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구입한다. 콥안살로니가 생긴 이후 전체의 85%가 집을 가지게 되어 부자만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적어도 볼로냐에서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무엇이 볼로냐를 협동조합이라는 훌륭한 사회적 기업의 산실로 만들었을까? 먼저 볼로냐의 독특한 사회역사적 배경을 들 수 있다. 다른 나라나 도시 국가들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군주제도 공화제도 아닌 시민자치제에 가까운 형태로 도시가 유지되었다.


당연히 왕족이나 귀족이 존재하지 않았고, 수직적 인간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가 이곳 사람들에게 훨씬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혼자서 못하는 일을 여러 사람이 함께 함으로써 성공하는 오래된 볼로냐의 전통은 이곳에서 협동조합운동을 융성하게 발전시켰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실험인 협동조합운동에서 훌륭한 성과를 만든 볼로냐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에는 영 문외한인 나조차도 볼로냐의 성과는 매력적이다. 그것은 지역민에 기반을 둔 공동발전을 지향하고자 설립한 ‘바리오화순’이 추구하는 목표와도 부합되고 나아가 보다 나은 ‘화순’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훌륭한 롤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로냐 사람들처럼 우리 화순 사람들도 전통적으로 ‘함께 어울려서 일하는 것’에 익숙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훌륭한 지혜를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았다. 이제 선조들이 주신 그 지혜를 잘 사용해야 하는 시기이며, ‘한 사람만으로 도저히 못하는 일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헤쳐 나가는 협동의 정신’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이제는 우리 화순도 ‘협동조합’을 활성화시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화순, 작지만 여유로움이 넘쳐나는 화순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제안해 본다.


왜냐하면 21세기 자본주의의 발전의 동력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 손 내밀어 기꺼이 협력하고 나누는 것에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고향 화순이 우리나라에서 그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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