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마당 의자에 앉아있는 미스 김을 발견한 무정한은 자신이 그녀에게 선물한 옷을 돌려 받았다. 그 옷이 미스김에게 맞지 않는다는 말에 무정한은 화들짝 놀랐다. "딱 미스김 씨 사이즈였는데"라며 아쉬워한 무정한 팀장. 이에 미스김은 "세상에 44 사이즈가 맞는 여자는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만"이라고 딱 잘랐고 무정한팀장은 "종업원이 사이즈 물어보길래 허리가 요만큼"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직장의 신'의 한 장면이다. 미스김이 44사이즈가 맞는 여자가 많지 않다고 했지만 실제 그럴까.
여성들에게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의 대상이었던 44사이즈를 입는 여성이 최근 늘고 있다. 웰빙, 다이어트 열풍이 지속되면서 55를 입던 여성들도 '44'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 홈쇼핑이나 오픈마켓에서 44사이즈 매출이 상승했고 패션업체들은 44사이즈 생산을 늘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샵에서는 지난 해 55 사이즈 미만이 35%, 66 사이즈가 40% 였지만 올해는 각각 40%, 40% 으로 바뀌었다. 또 지난 해까지 44 사이즈를 운영 안하던 아이템들이 올해는 절반 이상 44 사이즈를 제작했다.
'제이코닉'이라는 바지 브랜드는 26부터 나왔는데 25 사이즈 추가해달라는 고객 요청이 몰리며 여름 신상품부터는 25 사이즈 추가했다.
GS샵 관계자는 "최근들어 패션의 경우 44사이즈 물량부터 품절이 된다"며 "물론 대중적인 55나 66사이즈보다 수량이 적기 때문인 것도 이유지만 예전보다 품절시간이 더욱 빨라졌다"라고 말했다.
CJ오쇼핑 역시 패션브랜드 방송 때 마다 44사이즈가 먼저 품절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픈마켓인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몸매관리에 신경쓰는 여성들이 늘면서 44사이즈 의류 판매량이 급증했다. 올해 들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실제 옥션에서 여성 의류 구입 시 사이즈 선택에서 최소 44사이즈부터 등록돼 있고, 관련 제품도 4000개 이상 등록돼 있다. 또 44사이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호샵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제품들도 기존 재킷, 점퍼 등 아우터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던 예년과 달리 최근에는 블라우스, 원피스, 팬츠까지 다양하게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44사이즈 여성들이 늘면서 해외브랜드 키즈제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관련 제품은 기존 유아동복 대비 가로 폭이 넓고 가슴둘레와 팔뚝, 어깨 기장이 성인 스몰 사이즈와 유사하고 가격대도 성인 의류 대비 평균 10% 이상 가격이 저렴해 즐겨 찾는 것으로 보이는데 옥션에서는 옥션 해외구매대행 사이트 '이베이쇼핑'을 포함해 올해 들어 해외키즈 브랜드 여성 고객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패션업체들도 44사이즈 물량을 확대 제작하기 시작했다. 제일모직의 구호의 경우, 올해 44사이즈 물량 비중 15~20%까지 늘렸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2, 3년 전부터 44사이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까지는 44사리즈 물량 비중이 한자릿수였는데, 올해 15~20%로 늘렸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