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의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선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강기정 후보의 사퇴 이후 ‘김한길 대세론’이 주춤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경선은 호남 출신의 ‘주류’ 이용섭 후보와 수도권 출신의 ‘비주류’ 김한길 후보간의 계파 세력 대결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주류 측의 단일화가 김 의원의 대세론을 흔들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당내 전통적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재결집하면 김 의원의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의원은 29일 SBS와 YTN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단일화 이후)판세가 뒤집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당원, 대의원 대상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내 접전양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노 주류 후보로 불리는 것에 대해 “구분하는 것 자체가 대결 구도로 가려는 특정 세력의 생각이 작용한 것”이라면서 “이런 구도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 측이 ‘계파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읽힌다.
강 후보의 사퇴로 ‘단일화’가 성사되자 당내 주류 측 기류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경선 초반 ‘주류’ 후보의 난립과 분열로 당권 획득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에 다시 불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대선 자금 검증보고서 유출 사건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주류 측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주류의 응집’은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당내 한 당직자도 “비주류의 공세가 도를 넘으면서 주류 측도 뭉치자는 분위기”라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김 의원의 지지율이 박빙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주류 측도 한층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단일화’로는 ‘대세론’을 이기기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안철수 의원이 단일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것처럼 강, 이 의원의 단일화도 시간에 쫓겨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둘의 단일화가 ‘호남 후보’ 단일화에 그치면서 ‘통합’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도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칫 주류 측 단일화가 비주류의 결집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안 의원의 국회 입성도 민주당의 비주류에 힘을 실어주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후보도 이 의원 측을 향해 ‘계파주의’를 문제 삼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P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당을 장악해 온 막강한 세력이 특정 후보를 뒤에서 밀고 있다”면서 “그런다고 해서 민심과 당심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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