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고려대 세종캠퍼스서 ‘제17회 어린이날 한마당’, 시교육청 ‘제1회 세종 어린이 큰 잔치’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세종시에서 열리는 첫 어린이날 행사가 시와 교육청의 불협화음 속에 두 곳에서 열리게 됐다. 학부모 동원과 예산낭비란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 어린이날 행사는 연기군이 주관, 고려대 세종캠퍼스(조치원읍)에서만 열렸다. 행사장이 넓고 어린이와 가족들 참여율이 높았다. 지난해 행사엔 3000여명이 몰렸다.
하지만 올해는 어린이날 행사가 두 곳에서 열린다. 세종시가 세종캠퍼스 어린이날 행사를 ‘제17회 어린이날 한마당’이란 제목으로 올해도 열 계획이고 여기에 세종시교육청이 행복도시 첫마을아파트 앞 세종보 수변공원에서 지역방송사 주관으로 ‘제1회 세종 어린이 큰 잔치’를 연다. 세종시 행사예산은 2000만원, 교육청 예산은 7000만원이다.
특히 세종시교육청은 행사를 위해 일부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편의를 준다는 이유로 버스를 동원할 것이란 가정통신문을 돌렸다. 행사에선 어린이들 발표회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통신문을 받은 학부모 김용문(43, 세종시 한솔동)씨는 “아이들이 발표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어 꼭 참석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며 “이런 식의 행사는 어린이들의 자율권을 해치는 고지식한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에서도 시교육청의 행사진행에 문제를 삼았다. 전교조 세종지회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세종시교육청은 학교단위로 학생과 교사들을 동원하는 어린이날 행사계획을 철회하고 학부모와 자녀가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시민단체가 주관해온 어린이날 행사(세종시 지원)가 있음에도 또 다른 행사를 함으로써 예산낭비는 물론 세종시지역 간 위화감 조성, 행정력 손실 등의 문제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기관은 지난 4월초부터 행사통합을 위해 조율해 왔지만 실패해 각자 계획대로 추진키로 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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