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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롯데, 꼭 옥스프링이어야만 했나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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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롯데, 꼭 옥스프링이어야만 했나① 크리스 옥스프링(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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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3월 20일 크리스 옥스프링을 데려왔다. 전지훈련에서 무릎 부상을 입은 스캇 리치몬드의 대체선수였다. 다소 의아한 영입이었다. 최근 프로야구는 빅리그 경력이 화려하거나 트리플A에서 3시즌 이상 좋은 활약을 펼친 30세 이하의 선수를 선호한다. 물론 롯데는 여느 구단과 달리 외국인선수 영입에서 ‘저비용 고효율’을 중시한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36세 투수의 영입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우선 발자취를 살펴보자. 옥스프링은 2005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는데 12이닝밖에 제공받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선 달랐다. 트리플A에서 4년간 64경기에 선발 등판해 36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4를 남겼다. 꽤 준수한 성적표다. 3시즌을 보낸 퍼시픽코스트는 타자친화구장이 즐비한 리그다.


트리플A에서 평균 시속 140km 초반의 직구는 무난한 제구를 보였다.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도 잘 빼앗았다. 그 덕에 옥스프링의 홈런 허용은 9이닝당 0.8개밖에 되지 않았다. 타자들의 리그인 PCL에서 살아남은 비결이다. 유인구 위주의 투구로 볼넷은 비교적 많이 허용했다. 9이닝 당 3.4개였다. 피안타도 8.6개로 많은 편이었다. 두 가지 약점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등을 돌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시아리그에서 유인구 위주의 피칭을 펼치는 투수 대부분은 잦은 볼넷과 단타 허용으로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한다. 옥스프링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신에서 뛴 2006년 9이닝당 피홈런은 0.9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피안타는 9.1개나 됐다. 5회까지 투구 수 100개를 넘기는 일은 흔하게 발견됐다.


그 내용은 일본보다 수준이 낮은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옥스프링은 LG에서 뛴 2년(2007~08년)동안 9이닝당 홈런을 0.5개밖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피안타는 9.1개나 됐다. 볼넷도 3.9개로 일본(2.7개)에서보다 많았다. 옥스프링은 41경기에 선발 등판해 254.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71을 남겼다. 경기당 6이닝 가량을 책임진 셈이라 한 팀의 1선발로 보기엔 무리가 따랐다.


[김성훈의 X-파일]롯데, 꼭 옥스프링이어야만 했나① 저스틴 저마노(사진=정재훈 기자)


옥스프링은 2009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고 빅리그에 재도전했다. 2011년 독립리그 섬머셋에서 5승 9패 평균자책점 4.17을 남기고 바로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톨레도에 합류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6.53에 그쳤다. 톨레도가 투수친화나 중립구장이 많은 인터내셔널리그 소속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처참한 성적이다.


옥스프링, 정말 대체용병 1순위였나?


롯데는 리치몬드의 퇴출이 기정사실화되자 온갖 역량을 동원해 다른 외국인선수를 물색했다. 명단엔 자연스레 일본과 한국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포함됐다. 당초 영입 1순위는 저스틴 저마노(토론토)로 알려졌었다. 저마노는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3을 남기며 부진해 개막전 로스터는 물론 40인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영입 타진은 사실무근”이라며 “무엇보다 저마노는 임의탈퇴로 묶인 상태라 삼성의 허가 없인 영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는 3월 26일에서 31일 사이에 확정된다. 롯데는 1주일만 더 기다렸다면 40인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쿼드러플A 유형의 선수들과 영입을 타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단은 지난달 20일 서둘러 옥스프링 영입을 발표했다. 적잖은 관계자들은 이 점에서 두 가지를 추정한다. 롯데 프런트의 낮은 투자 의지와 김시진 감독의 초조함이다.


롯데는 지난겨울 성적 부진을 이유로 라이언 사도스키를 퇴출시켰다. 재계약을 맺었다면 사도스키는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가운데 열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고액연봉자가 됐을 것이다. 우승을 주구장창 외치는 롯데가 의지를 드러내고 싶었다면 사도스키나 그 이상의 기량을 갖춘 선수를 영입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리치몬드였다. 그리고 부상으로 생긴 공백은 옥스프링으로 메웠다.


롯데가 최근 5년 동안 외국인선수 영입에 큰돈을 투자한 건 카림 가르시아와 크리스 부첵 정도다. 가르시아는 영입 당시 오릭스 감독이던 나카무라 카츠히로(현 한신 단장)에게 항명한 전력이 있어 다른 구단들이 영입을 주저했었다. 부첵은 브라이언 고든(오클랜드)과 함께 2011년 여름 영입시장의 최대어였다. 하지만 그 역시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선수의 연봉을 감안하면 엄청난 투자라 일컫기 민망하다.


김시진 감독은 지도자로서 올해 처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일반적으로 현역시절 구단과 큰 인연이 없는 인사들은 감독 취임 전 전력보강의 범위에 대해 합의를 가진다. 최근 구단들은 부진한 성적의 돌파구로 감독 해임 카드를 꺼내든다. 김 감독은 이를 모를 리 없다. 당연히 취임 전 사도스키의 대체요원으로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의 선수를 요구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옥스프링을 데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롯데의 진심이 궁금하다.


②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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