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서양사에서 테러리즘의 시초를 찾기 위해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테러리즘은 곧 암살이었다.
로마시대 줄리어스 시저는 동방을 정벌한다는 계획을 세우자 귀족들은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위협감에 공화파와 함께 시저암살을 시도한다. 결국 시저는 B.C. 44년 3월 14일에 만찬석상에서 암살된다.
이념적인 갈등으로 인한 테러리즘도 성행했다. A.D. 66~77에는 팔레스타인 종교집단들이 시카리라는 테러리스트 단체를 결성하기도 했다. 시카리 소속 테러리스트들은 주로 일요일이나 특정 기념일에 예루살렘에서 종교행사를 여는 유태인들을 대검으로 살해하거나 공공건물 방화를 통해 테러리즘을 일삼았다.
종교적인 교리확산을 위해 암살자를 이용하기도 했다. 11세기에서 13세기까지 페르시아에 흩어져 있던 이슬람 과격 종교단체들은 이슬람의 확산을 위해 암살자를 고용해 기독교 고위지도자를 살해하기도 했다. 이슬람 과격단체들의 암살자 고용은 막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십자군을 상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특히 신앙심이 깊은 기독교인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이후 암살자로 불리운 테러리스트들은 철저한 비밀을 유지하면서 군사령관, 지사, 칼리프 등을 암살의 대상자로 노려왔다. 당시 암살자들은 이슬람단체에서 영웅으로 미화되기도 했고 전사한 자들은 순교자로 추앙받기도 했다. 이후 암살자를 활용한 테러리즘은 십자군과 마르코 폴로의 여행을 통해 유럽세계로 번져나갔다.
동양사에서도 암살을 통한 테러리즘이 성행했다. BC 221년 중국의 진시황은 자신의 폭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생매장하고 중요 문헌을 불태워 없앤 분서갱유라는 일종의 국가 테러리즘을 자행했다. 이에 맞서 전제군주나 독재권력이 부당하게 권력을 남용해 백성을 괴롭히면 백성들은 이에 맞서 저항할 수 있다는 저항권 사상도 번졌다. BC 1600년 중국 하나라의 걸왕은 백성에게 포악한 정치를 일삼다가 탕을 중심으로 한 반대세력에 의해 피살되기도 했다. 이것이 중국 역사상 최초의 폭군시해다.
21세기에도 테러리즘의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얼마전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사건은 지난 며칠간 국제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곳에서 백주에 버젓이 자행된 테러가 사제폭탄에 의한 것이어서 충격은 더 크다.
한국도 테러리즘에 대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북한 때문이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주변엔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대한 비방글이 살포됐다. 23일엔 같은 내용의 비방글과 밀가루가 담긴 소포가 김 장관에게 배달됐다. 국방부는 이날 합참과 통합 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 공조회의를 가진 뒤 이번 사건을 주요 인사에 대한 테러리즘 행위로 규정하고 발신자를 추적하고 있다. 김관진 장관에 대한 테러 위협은 2011년 8월에 '북한이 김관진 암살조를 파견했다'는 첩보가 입수되기 시작한 이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테러리즘 방지의 핵심은 발원지를 찾는 일이다. 군당국은 이번 밀가루 소포를 테러리즘 행위로 규정한 만큼 군심도 흔들릴 수 도 있는 테러의 근원지를 찾아 피해확산을 막아야 한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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