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캐주얼이 정장 매출 20%p 앞서...데님 점퍼 등 인기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박성희(28)씨는 지난 주말 시내 복합쇼핑몰에서 출근 복장용으로 검정정장 대신 파란색 미니스커트와 연분홍 스키니진을, 블라우스 대신 흰 남방을 샀다. 박씨는 "요즘엔 출퇴근 복장이 따로 있지않다"며 "보다 실용적이고 격식없는 분위기를 추구하게 되면서 직장에서도 검정, 회색 정장 대신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올 봄 직장인들의 옷차림이 점차 자유로워지면서 캐주얼룩이 인기다. 격식을 차리지 않은 편안하고 경쾌한 옷차림이 딱딱한 정장 수요를 대체하고 있는 것. 이러한 추세는 최근 운도남ㆍ운도녀(운동화 신고 출근하는 도시 남녀) 열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직장인 사이에서의 운동화 열풍이 캐주얼복으로까지 확산될지 기대하며 벌써부터 '캐도남ㆍ캐도녀(캐주얼룩 입는 도시 남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놓고 관련 수요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에서 올 1월부터 3월까지 정장 매출은 -8.1%를 기록한 반면 캐주얼 정장은 9.1% 신장해 20%포인트 가까지 차이가 났다. 격식있는 스타일보다 좀 더 가벼운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은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한 달동안 남성 캐주얼 바지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11% 늘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동안 캐주얼 남방ㆍ셔츠는 82% 늘었고 청ㆍ데님 재킷과 캐주얼 조끼 판매는 각각 64%, 37%씩 증가했다. 그러나 정장 등과 매치하기 좋은 트렌치코트 판매는 전년대비 15%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성 의류도 마찬가지로 캐주얼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한달 간 편하게 입기 좋은 집업 점퍼 판매는 152% 증가한 반면 여성 기본 재킷 판매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의, 원피스 등도 편안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이 인기를 끌어 고무줄이 들어가 레깅스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밴딩팬츠 판매는 26% 증가했다. 그러나 여성 정장바지 수요는 전년대비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교적 활동이 불편한 H라인 스커트 판매가 소폭 감소한 것과 달리 패턴 미니스커트는 104%, 청 스커트는 70%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캐주얼 원피스도 전년대비 68% 증가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딱딱한 스타일의 정장 원피스 수요는 10%가량 줄었다.
특히 밴딩팬츠는 편하면서도 날씬하게 다리 라인을 잡아주며 올 봄 필수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도 저렴해 대부분 1만~2만원대면 온라인몰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격식 있는 스타일 보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캐주얼룩이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봄 날씨로 접어든 만큼 가볍게 입기 좋은 캐주얼룩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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