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자산운용업계가 '부실채권(NPL)'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매각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영난에 가계부채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장기 차질 등으로 은행들의 NPL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탓에 제한선을 두고 부실채권을 정리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대출금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매각하는 물량이 'NPL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지난해 NPL시장을 1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008년 1조6000억원이던 규모가 4년 동안 6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역시 부실채권 비율을 맞추지 못한 은행 중심으로 부실채권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NPL매각은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입찰가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개 입찰방식으로 이뤄진다. 은행들은 분기에 한번 꼴로 NPL을 1000억~3000억원 규모로 공매에 내놓고 자산운용사들이 입찰에 참여한다. 매수자들은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NPL을 사온 뒤 공장이나 물류창고 등 채권의 담보를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최근엔 연기금도 NPL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초 우정사업본부는 1000억원을 부동산 NPL에 투자하겠다고 했으며 국민연금과 군인공제회 등도 NPL펀드에 투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팀을 새로 꾸리고 관련 펀드를 출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자산운용은 'KB사모부동산1(NPL)',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RECOVERY NPL사모부동산1', 마이에셋자산운용의 '마이에셋NPL사모부동산1' 등을 설정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NPL펀드는 사모펀드로 수익률 공개가 제한되고 채권 회수에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연초이후 수익률은 6~10%대로 추산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NPL은 안정적과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어 기관들의 수요가 높다"며 "다만 자금회수 관리 능력과 유동화 작업시 가격 평가의 적절성 등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자산관리 회사들의 전문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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