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에어아시아엑스가 제주항공과 공동 마케팅을 제의, 양사간 제휴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항공이 에어아시아엑스와 손을 잡을 경우 국내외 저가항공사(LCC)간 첫 제휴라는 점에서 새로운 LCC사업영역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란 오스만-라니 에어아시아엑스 대표는 1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한국의 제주도를 방문하고 싶어 한다"며 "한국의 LCC와 공동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아시아엑스는 오는 7월15일부터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울 예정이다.
에어아시아엑스는 당초 부산-쿠알라룸푸르와 제주-쿠알라룸푸르 노선을 놓고 저울질했으나 비즈니스 고객이 많은 부산노선을 우선순위에 뒀다.
하지만 에어아시아엑스 입장에서 보면 관광객 등 제주 관광수요 또한 놓칠 수 없는 좋은 비즈니스모델이다.
아스란 대표가 언급한 공동마케팅은 결국 말레이시아 관광수요와 제주노선을 연계하는 공동마케팅으로 해석된다.
즉 에어아시아엑스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과 한국 LCC가 운항중인 부산-제주 노선을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부산-제주 노선 좌석을 확보할 경우 에어아시아엑스는 쿠알라룸푸르-부산, 쿠알라룸푸르-제주 등 두 가지 상품을 팔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게 된다.
에어아시아엑스는 이를 위해 제주항공에 공동 마케팅 등 제휴의사를 타진했다.
제주항공은 부산-제주 노선에 하루 왕복 7차례 운항하고 있다.
에어아시아엑스의 제휴 의사에 대해 제주항공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에어아시아엑스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에어아시아엑스의 제안에 따르면 고정적 수요 확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엑스와의 연계로 부산-제주 노선의 탑승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과 말레이시아 관광객 수요 증가에 따른 증편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제주항공이 제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셈법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인천-나리타 노선을 놓고 에어아시아엑스의 계열사인 에어아시아재팬과의 경쟁도 제휴에 앞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7월 인천-나리타 노선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아시아엑스와는 동침을, 에어아시아재팬과는 혈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항공업계가 제주항공과 에어아시아엑스와의 제휴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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