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제조계열사 40곳 사업보고서 분석…
경기침체 영향 평균 회전율 금융위기 직후보다 줄어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경기침체로 10대그룹 계열 제조업체들도 창고에 재고를 더 많이, 더 오랫동안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비해서도 전체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반면 재고자산회전율은 줄었다.
18일 아시아경제가 10대그룹(한진그룹 제외) 계열 제조기업 40곳의 '2012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재고자산회전율은 평균 9.91회였다. 이는 2009년 평균 10.66회보다 0.75회 줄어든 것이다. 또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구성비율은 2009년 평균 10.41%에서 2012년 11.45%로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을수록 ▲자본수익률 증가 ▲매입채무 감소 ▲상품의 재고손실 감소 ▲ 보험료 및 보관료 감소 등 경영에 플러스 효과가 발생한다. 반대로 낮은 재고자산회전율은 재무적으로 마이너스 효과를 일으키며 회사의 판매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반영한다.
재계 관계자는 "재고자산회전율이 줄어든 가운데 재고자산 비중이 늘어난 것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수출경기 악화로 생산제품이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아진 곳은 현대차그룹과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5곳이다. 나머지 4곳의 재고자산회전율은 3년 전에 비해 낮아졌다. 재고자산 구성비율도 삼성, SK,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등 6개 그룹이 증가했다.
40개 기업 가운데 재고관리를 가장 잘한 곳은 포스코그룹의 성진지오텍으로 재고자산회전율이 29.14회였다. 이는 2009년에 비해 8.1회 늘어난 것. 이어 삼성물산 21.7회, 삼성중공업 20.3회 등이었다.
반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21.7회의 재고자산회전율로 전체 기업 가운데 2위를 차지했으나 3년 전에 비해 재고자산회전율이 11.1회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40개 기업 가운데 14곳만 재고자산회전율이 늘었을 뿐 나머지는 2009년보다 줄었다.
증권가에서도 재고자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고자산 규모가 크면 그만큼 재고관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자산의 효율적인 배분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상장기업들의 경우 재고자산 규모를 줄이기 위해 저가덤핑에 나서면서 기업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는 곧 주가에까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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