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4월 2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야생야사를 외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야구장으로 모여들면서 그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신생구단인 NC다이노스의 출범으로 1개 구단이 늘어난 9개 구단이 경쟁을 하게 되었다. 야구팬으로서는 보는 재미가 한층 더 올라가게 돼 기쁘게 환영할 일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누리는 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야구를 보고 있으면 우리의 인생을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무엇보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것. 야구가 인생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껴보자.
대학 시절 빠른 공을 장기로 했던 투수. 미국 국가 대표 선발 투수이자, 메이저리그에서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지명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선수. 81만달러의 거액의 계약금을 눈 앞에 두고 있던 디키에게 엄청난 불운이 찾아온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 받은 건강 검진에서 팔꿈치에 인대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디키는 텍사스에서 방출되었고, 여러 팀들을 떠돌아다니며 어떻게 하면 투수로 먹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결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던졌던 투수가 몇 안 되었고 투수뿐 아니라 감독들조차도 선호하지 않는 구질인 '너클볼'에 승부를 걸기로 한 것이다.
100~130km의 느린 속도로 날아가며 그날의 날씨와 중력에 심하게 영향을 받는 너클볼은 일반적인 변화구와도 달라 포수조차도 제대로 받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디키는 누구도 잘 던지지 않는 이 너클볼을 3년 동안 가다듬고 뉴욕메츠 마이너리그에서 완성한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11승 9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자신만의 성공 드라마를 써 내려간다. 2012년 한국 나이 38살로 무려 20승 6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한 그는 모든 투수가 가장 받고 싶어 한다는 사이영상을 수상한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늦은 나이에 결국 최고의 투수가 된 디키의 이야기는 일상의 실패에 너무 쉽게 좌절하는 우리에게 자신만의 속도로 당당하게 도전할 것을 다짐하게 한다.
따듯한 감성 터치로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광수생각』의 박광수에게도 야구란 마치 단짝 친구처럼 뗄 수 없는 존재다. 만화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야구 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야구광인 그는 올해 16년째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야구 속에서 인생의 참 맛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야구생각』은 저자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유명했던, 혹은 잊혀진 야구 선수들의 명언과 치열했던 야구 인생을 되짚고, 그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야구 에세이다.
이 책은 특히 단순히 관람하는 야구에서 머물지 않고 직접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 바로 사회인 야구단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특별하다. 연예인 야구단으로 알려진 ’조마조마‘를 만들고 그 속에서 활동해온 저자는 이 책 안에 야구를 하면서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낯익은 이름들이 등장하는 ’조마조마‘ 야구단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보는 데서 그치는 야구가 아닌 직접 참여하고픈 열정이 마음속 깊은 곳부터 꿈틀댈 것이다. .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보낸 1년간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고양 원더스의 탄생 비화부터 2013년 시즌을 준비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양 원더스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김성근 감독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고민의 흔적들을 꼼꼼하게 재구성했다.
‘창단 첫해 프로선수 다섯 명 배출’이나 ‘5할에 육박하는 승률’, ‘야신’ 김성근 감독, ‘괴짜’ 허민 구단주 등 극적인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지난 1년간 있었던 일들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그 어떤 일화보다도 마음 속에 깊이 남는 것은 고양 원더스의 존재, 그 자체이다. 프로야구판에서 낙오된 이들에게 기회를 준 고양 원더스는, 오늘날 승자 독식 구조로 변해버린 무한경쟁의 세상을 사는 이들에게 신선한 울림을 준다. 이 책을 통해 삶을 향한 용기와 자극을 얻게 될 것이다.
전슬기 기자 sg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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