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생각한다."
'괴물'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빅 리그 첫 승의 위업에도 자세를 한껏 낮췄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13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1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6-2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 수 101개에 스트라이크는 67개. 안정된 제구로 2경기 연속 퀼리티스타트를 뽐내며 메이저리그 첫 승을 따냈다. 1회 상대 간판타자 앤드류 맥커친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흔들렸지만 특유 위기관리 능력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마수걸이 승리를 챙기는데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1승1패 평균 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고국에 있는 팬들을 위해) 새벽에 이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켜서 기쁘다. 두 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된 것도 기분 좋다"며 "홈런을 맞지 않았다면 100점을 매기고 싶지만 80점만 주겠다. 앞으로도 내 스타일을 유지하며 경기를 치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을 내준 상황에 대해서는 "실투를 조심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상대가 놓치지 않고 잘 받아쳤다"면서 "실점을 허용한 뒤 좀 더 집중하고 강하게 밀어붙인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아홉 번째 메이저리그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박찬호, 조진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백차승, 류제국 등이 먼저 고지를 밟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류현진이 최초다. 한국인 투수 최단 기간 승리 기록은 덤.
그는 홈팬들 앞에서 위업을 일군 소감을 묻자 "3-2까지는 조마조마했지만 4-2로 점수가 벌어지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수많은 홈 관중들 앞에서 첫 승을 따내 더욱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차례 등판을 통해 실투를 줄여야한다고 절실히 느꼈다"며 "점수를 내준 타자들과 수비에서 도움을 준 야수들, 불펜 투수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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