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13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1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1회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지만 이후 바깥쪽 직구의 코너웍이 살아나며 승기를 거머쥐었다. 총 투구 수 10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7개. 안정된 제구로 2경기 연속 퀼리티스타트를 뽐내며 메이저리그 첫 승을 따냈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선발승을 챙긴 건 2009년 5월 1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던 박찬호 이후 4년여 만이다. 역대 한국인 투수로는 박찬호, 조진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백차승, 류제국에 이어 아홉 번째.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최초다. 앞선 메이저리거들은 모두 아마추어 자격으로 미국에 진출해 빅리그를 밟았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후속 닐 워커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어진 상대 간판타자 앤드류 맥커친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3구째로 던진 시속 143km 포심 패스트볼이 다소 높게 형성돼 그대로 통타당했다. 시즌 첫 번째 피홈런. 류현진은 후속 가비 산체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3루수 후안 유리베의 호수비로 한숨을 돌렸고 페드로 알바레스를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처리해 추가 실점을 남기진 않았다.
류현진은 타선의 2득점으로 한결 가볍게 맞은 2회 전환점을 마련했다. 제구는 다소 불안했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호세 타바타와 존 맥도널드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진 상대 선발투수 제프 로크를 상대로는 첫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무실점 투구는 3회에도 계속됐다. 선두타자 마르테의 기습 번트에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직구-체인지업 조합을 앞세워 닐 워커와 맥커친을 모두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산체스를 상대로는 커브를 구사해 좌익수 뜬공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4회부터 제 기량을 찾아갔다. 슬라이더로 선두타자 마이클 맥켄리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시속 150km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페드로 알바레스와 호세 타바타를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에는 선두타자 존 맥도널드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번갈아 구사해 세 타자를 내리 잡아냈다.
변화구의 위력은 6회에도 빛났다. 가장 빛난 건 체인지업. 맥커친, 산체스를 각각 우익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데 주효했다. 후속 맥켄리를 상대로도 2개의 체인지업은 구사한 류현진은 시속 133km의 슬라이더를 끝으로 삼진을 추가했다. 삼진은 7회 한 차례 더 있었다. 커브-슬라이더-포심-슬라이더 조합으로 알바레스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이내 로날드 벨리사리오에게 바통을 넘긴 류현진은 동료들이 뒷문을 무실점으로 지켜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다저스는 2-2로 맞선 3회 맷 캠프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한 뒤 5회와 7회 득점을 보태며 6-2로 이겼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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