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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뱀파이어가 인기를 깨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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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초반 20분 혼자 끌고 가는 허규 vs 섹시한 카리스마로 관객 압도하는 고영빈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뱀파이어가 인기를 깨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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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형 뮤지컬 홍수시대에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관객몰이에 나선 창작뮤지컬 한 편이 있다. 바로 벰파이어의 로맨스를 다룬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다. 숫기없고, 한 여자만을 지고지순하게 짝사랑하던 한 천재 물리학자 교수 '프로페서V'가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 모종의 거래를 하는 설정은 언뜻 괴테의 파우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강렬하게 때로는 애잔하게 흘러나오는 다양한 록 넘버들과 드라큘라의 음산한 실루엣이 강조되는 보름달 모양의 무대 장치, 이따금씩 터지는 유머 코드는 이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정서를 만들었다.

'마마, 돈 크라이'는 창작자 부부 김운기(49) 연출·이희준(44) 작가의 작품으로 2010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당시만 해도 1인 모노극으로 흥행에 성공했는데, 올 해부터는 2인극으로, 무대도 중극장으로 옮기면서 규모를 키웠다. 치명적인 매력의 드라큘라 백작은 고영빈과 장현덕이, 파멸의 길에 이르게 되는 프로페서V는 송용진, 허규, 임병근이 맡았다. 안그래도 여성비율이 높은 공연장이지만, 유독 이 작품의 '여초현상'은 극심하다. 팬들은 배우들을 '오형제'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배우마다의 개성이 다르다보니 재관람률도 꽤나 높은 편이다.


이중에서도 강렬한 비주얼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드라큘라 백작 '고영빈'과 초연때 부터 작품을 맡았던 원조 프로페서V '허규'를 만났다. 드라큘라 백작이 등장하기 전까지 공연 초반 20분을 혼자서 이끌어가야 하는 허규가 '프로페서V'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페서V'는 공연 중 22곡의 노래를 소화할 뿐더러 대사 분량도 방대하다. "시작하고 20분간은 1인극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경직돼 있으면 관객들도 보기 힘들어하니까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한다. 뭔가 안풀리는 날에는 드라큘라 백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웃음). 공연장이 건조해서 목이 금방 말라 붙는데, 작품 중에는 흐름을 깨면서까지 물을 마시기가 힘들다."(허규)

그렇다고 드라큘라 백작이 편한 것도 아니다. 고영빈은 드라큘라 역에 맞는 의상을 고르느라 생전 처음으로 동대문을 이잡듯이 뒤졌다. 5분도 채 안되는 트렌스바의 여가수 장면과 드라큘라 백작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체중도 4kg 줄였다. 특히 무대 장면에서 매끈한 구두를 벗어던지고 킬힐을 신고 등장하자 관객들의 반응이 더욱 열광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여자보다도 더 늘씬한 몸매의 비결은 "무작정 다이어트가 아닌 혹독한 트레이닝의 결과"다.


"기존의 벰파이어 관련 영화 등을 보면서 참고했다. 날카로운 이미지에다 특색있는 목소리, 또 과장되면서도 우아한 몸짓 등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벰파이어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안무, 의상, 외모, 음악, 무대 등 논의도 많이 했다. 긴 손톱도 붙이고 액세서리도 신경써서 골랐다. 원래 잘 웃는 성격이라서 초반에는 커튼 콜을 할 때도 활짝 웃었는데, 관객들이 '벰파이어 이미지가 다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하길래, 이젠 웃지도 못한다."(고영빈)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뱀파이어가 인기를 깨물다


기본적인 얼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배우들 간의 어떤 조합이 나오냐에 따라 그 날 공연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아마도 고영빈이 내놓은 상대역 프로페서V에 대한 분석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송용진은 자기 연륜대로 관객들을 초반부터 잡아놓는 스타일이고, 임병근은 막내인데 키는 제일 커서 귀여우면서도 듬직하다. 허규는 관객들을 편안하게 하면서 서서히 집중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드라큘라 백작이 첫 등장할 때 무대로 나가 보면 관객들의 얼굴에 다들 미소가 가득하다."


"영빈 형은 바리톤이고 나는 고음이라서 처음에는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 에너지적인 면에서 서로를 갉아먹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근데 막상 같이 연기를 하니 상호보완이 되는 것 같다. 안무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나는 조금 애 같은 면이 있고, 형은 어른스러우니까, 허규-고영빈 공연에서는 '드라큘라가 연약한 프로페서V를 보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하시더라."(허규)


워낙 공연의 강도가 세기 때문에 작품을 한 번 하고 날 때마다 소진되는 에너지도 무시 못 한다. 배우들끼리는 이걸가지고 '시루떡이 됐다'고 표현한다. 작품에서 눈여겨볼 대목을 꼽아달라고 하자 '허규의 춤', '고영빈의 몸매'라고 우스개소리를 하다가 이내 곧 작품에 대한 애정을 쏟아낸다. "이 작품은 '괴짜' 같다. 정말 특이하다는 게 가장 강점이다. 진행방식에서부터 노래, 스토리 등 뮤지컬 공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로 가득한 데 이게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허규)


공연이 끝나는 5월까지는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이 작품에 매달려있어야 하지만 배우로서의 고민과 생각도 많다. 고영빈은 "어려서부터 어떤 작품에 출연을 해야지 하는 목표 없이 나에게 주어지는 것을 잘 해내자는 주의였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뮤지컬 관객들의 연령층이 점차 높아지는데 이들을 위해 황혼의 사랑이나 인생의 의미 등의 주제를 다룬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영빈은 이번 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김태희 오빠인 '장희재'역을 맡아 변신을 시도한다.)


허규는 "원래는 가수인데 배우도 너무 재밌다. 뮤지컬에 뛰어든 지 4년차이다. 노래도 연기도 다 잘하고 싶지만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뮤지컬은 이제 시작단계이고, 음악은 현재 아이돌 음악이 워낙 강세라서 밴드음악을 하기가 녹록치 않다.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하는 고민까지 한다. 현재는 우선 '마마, 돈 크라이'를 잘 끝내고 싶다." (허규는 현재 강현민, 이윤만과 함께 남성 3인조 밴드 '브릭'으로 활동 중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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