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러시아와 인도,중국 등 신흥국 억만장자 갑부들이 미국의 주요 미술관 이사회 이사자리를 꿰차고 있다. 재력가인 이들은 미술관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시각을 갖고 미술계내 인맥을 활용하는 한편,모금과 기부를 통해 미술관의 인지도와 평판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러시아 수집가들의 경우 미국 미술관 이사회에 합류하면 사회적지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인맥과 미래를 위한 기회도 제공하기 때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러시아의 억만장자 레오니드 미켈슨(사진위) OAO 노바텍 최고경영자( CEO),역시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노릴스크 니켈의 블라디미르 포타닌, 크레디 스위스 그룹 브라질 지사의 주제 올림피오 페레이라 CEO,중국 인도의 갑부 아닐 암바니의 부인 티나 암바니 등 신흥국 부자들이 미국의 주요 미술관 이사로 속속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순자산 162억 달러로 블룸버그 자산순위 45위에 오른 미켈슨은 지난 2011년 뉴욕 신현대미술관(뉴뮤지엄)에서 열린 벨기에 작가 카스텐슨 홀러의 전시회에서 거대한 스텐레스 스라이드 비용을 댄 공로로 지난달 이 미술관 이사로 선출됐다.
또 크레디 스위스그룹 브라질의 CEO인 주제 알레한드로 올림피오 페레이라(사진위)도 지난달 이 미술관 이사로 선출됐다.
순자산 가치 138억 달러(66위)인 콜롬비아 출신 억만장자 알레한드로 산토 도밍고(사진위)는 센트럴파크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국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블라디미르 포타닌(사진위)은 이미 2002년 구겐하임미술관 이사로 등재됐다.그의 재산은 145억 달러로 블룸버그 부자지수 순위는 59위다. 그는 자선재단을 통해 2005년 구겐하임의 ‘러시아’ 전시회를 후원했다.
역시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여자 친구인 다리아 다샤 주코바(사진위)는 2008년 모스크바에 대규모 현대 미술전시관인 ‘현대미술창고센터’(?Garage Center for Contemporary Culture)?를 개관한데 이어 이듬해 LA주립미술관 이사로 선출됐다.
또 LA현대미술관에는 우크라이나의 억만장자 빅토로 핀추크(사진위)가 2009년 이사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고 멕시코 음료회사 주멕스 그룹의 상속자인 유제니오 로페즈는 2005년 이사로 합류했다.
인도 배우 출신으로 인도 현대미술가를 지원하는 하모니예술재단 설립자인 티나 암바니(사진위)는 2008년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의 피바디에섹스미술관 이사가 됐다.이 미술관은 인도를 제외하고는 인도 현대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데 1800년대 인도 미술을 집중으로 수집하기 시작했다.그녀의 남편인 아닐 암바니는 인도 재벌 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스 소유자.
암바니는 인도의 대표적 현대 예술가 아니스 카푸어의 작품을 대여하기도 했다.카푸어의 작품은 최소 75만9450달러에서 시작하며 경매가는 무려 390만 달러까지 나간다.
뉴욕뮤지엄의 리사 필립스 국장은 외국인 이사 선임과 관련,“우리의 임무는 전세계의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것”이라면서 “많은 미술관에서 미술이 번창한 만큼 다양한 시각과 미술계내 인맥을 갖춘 적극적인 후원자 그룹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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