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 33.5명… OECD 1위
서울 2011년 자살자 2722명… 최근 10년 새 급증
"사회 각 분야 협력체계 구축으로 2020년 반으로 줄이겠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2011년 2722명이던 자살자 수를 오는 2020년까지 반으로 줄이겠습니다".
서울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씻고, 시민들의 삶이 보호받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자살률 반토막내기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25개 자치구를 비롯해 의료기관, 민간단체 등과 함께 협력사업을 벌이고, 자살률이 높은 지역과 연령층 등을 분석·선정해 맞춤형 자살예방활동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3일 오전 신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모든 삶이 보호받는 서울' 자살예방사업을 통해 OECD 주요 국가보다 높은 현재 자살률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33.5명으로, OECD 평균(12.9명)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실정이다. 심지어 자살은 우리나라 국민 사망원인에서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네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시의 자살자 수는 26.1명을 기록해 뉴욕(5.5명)보다는 4.8배, 런던(9.0명)과 비교해서는 2,8배 높게 나타났다. 23.0명의 도쿄보다도 3.2명이 많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자살률은 지난 10년 새 국내 타 시·도보다 약 3배 정도 빠른 증가세를 보여 2011년 기준 총 자살자수는 2722명에 이르기도 했다. 이는 하루 평균 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시에 3시간에 1명꼴로 자살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심각성에 따라 서울시는 자살자 심리적 부검을 통한 원인 분석(핀란드), 사회 다양한 분야의 자살예방사업 참여(영국) 등 선진국 사례를 조사하는 한편 국내외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예방사업 분석을 통해 2015년 2000명(인구 10만명당 20명), 오는 2020년까지는 50%까지 자살률을 감소시킨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세부 방안은 크게 5가지다. 여기에는 ▲지역사회 기반 자살예방 민관협력체계 구축 ▲자살위험군 밀착적 예방활동 강화 ▲자살시도 대응강화 및 2차확산 방지 ▲생애주기별 특화된 자살예방사업 ▲자살예방생명존중 문화 조성 등이 포함됐다.
먼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민관이 협력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지역구성원의 자살을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연계해 다차원적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자살예방이라는 공통과제를 수행하는 유관기관들끼리의 24시간, 365일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자살예방협의체 구성 및 보건-복지 통합지원서비스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자살 고위험지역을 별도 지정해 자살률 하락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도 나선다. 25개 자치구와 공동으로 지역 모니터링과 사례관리는 물론 지역별 특화사업을 통해 혹시 모를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자살 방지를 위해 1:1 독거어르신 안부 확인 서비스도 지원키로 했다.
자살시도자의 2차 자살 방지를 위해선 서울대병원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 12개 의료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치료를 지원하고, 이들을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와 각 자치구 정신건강증진센터로 인계하는 시스템도 추진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청소년층과 청장년층, 고령층에 따른 생애주기별·세대별 맞춤형 사업과 시민 옴부즈만을 활용한 자살 차단 사회문화 조성에도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사업이 아닌 다차원적이고 통합적인 접근과 관리로 자살률을 실효성 있게 줄여 나가겠다"며 "모든 시민들을 비롯해 주위의 관심과 협력이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의 자살을 막을 수 있는만큼 이를 활용한 자살예방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별 자살률에서 강북구는 37.7명으로 자살자가 가장 많았고, 서초구 19.2명으로 가장 적어 약 18.5명으로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10년간 교육수준(중졸이하, 대졸이상)에 따른 자살률 격차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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