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금 선물 가격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선호도가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1·4분기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산하 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1594.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금 선물 가격은 4월물 기준으로 1분기 동안 4.96% 하락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도 5.5%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금 선물 가격이 2개 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금 가격 12년 연속 상승 흐름도 올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불안하지만 유럽 금융시장은 1년여 전에 비해서는 많이 안정을 찾았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양 정책은 지속되고 중국 경기도 반등에 나서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는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바클레이스의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인 수키 쿠퍼는 "유럽의 전염 위험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때문에 금 가격이 다시 강세 흐름을 되찾을 정도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금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은 아직 인플레 위험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올해 연말까지는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 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고 금 가격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게 현재 월가의 중론이다.
금과 함께 또 다른 대표 안전자산인 미 10년물 국채 가격도 2001년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1.8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분기 0.12%포인트에 이어 1분기 동안 0.09%포인트 추가 상승한 것이다(국채 가격 하락).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8일 2.08%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이탈리아와 키프로스 이슈가 불거지면서 되밀렸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 집계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10년물 금리가 2.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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