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직장인 A(41)씨는 2년 전 가입한 연금펀드 때문에 싱글벙글이다. 직장 동료와 어떤 상품에 가입할까 고민하다 서로 운용사를 달리 했다. A씨는 지난해 동안 13%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60여 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지만 동료 B씨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돈을 묻어놓고 잊어버리기 쉬운 연금펀드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의 수익률만해도 1등 펀드와 꼴등 펀드끼리의 수익률 격차는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큰 만큼 최소 3년 이상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는 연금펀드를 선별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연금저축펀드나 퇴직연금펀드별 수익률은 최근 1년간 30%p 차이가 났다. 1년 수익률이 좋은 연금펀드는 해외 신흥국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저축펀드 중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2030년은퇴형연금전환자(주혼-재간접)' 펀드가 17.57%, 퇴직연금펀드 중에는 한국투자밸류자산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금연금1[주식]A'가 26.14%의 성과를 각각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는 -2.74%, 해외주식형 펀드 2.66%와 비교했을 때 좋은 성적이다.
반면에 연금저축펀드 중에는 교보악사운용의 '교보악사행복한연금자1(주식)'이 -14.40%, 퇴직연금펀드 중에는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인덱스로퇴직플랜브라질안정형40자(채혼)'가 -7.41의 수익률에 머물러 성과가 저조했다.
연금펀드 장기 수익률도 운용사별 격차가 크다.
연금저축펀드 중 최근 3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펀드는 38.81%의 수익을 낸 삼성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신연금ACTIVE전환자1[주식] 펀드였다. KB연금가치주자(주식)펀드였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행복연금브릭스인덱스전환자1[주식-파생형]'은 같은 기간 23.05%의 손실을 냈다.
퇴직연금펀드 중 3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삼성운용의 '삼성퇴직연금액티브자[주식]'으로 44.3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설정후 127.2%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 들어선 2.04%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처럼 연금펀드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운용사들의 전략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10년 이상 장기투자할 연금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유형과 운용사를 신중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투자시점과 투자대상 분산의 비중을 염두해야 한다. 투자시점 분산은 정기적으로 적립하는 형태로 평균단가를 낮추고, 투자자의 임의판단에 따른 기회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또 투자대상 분산은 모델포트폴리오 설계에 따른 최적의 수익추구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박정은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차장은 "올해 소득세법 개정으로 연금저축계좌 안에 여러 펀드를 나눠서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개선되어 분산투자가 훨씬 쉬워졌다"며 "장기투자라고 한번 가입해 두고 그냥 방치하지 말고 일년에 한번 정도는 선택한 상품이 잘 운용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금펀드간 이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처음 가입한 연금펀드의 운용성적이 지나치게 부진하다면 갈아타는 것도 검토해볼 수도 있다는 얘기.
한편, 퇴직연금과 연금저축펀드의 투자금액을 합해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직장인이면 대개 가입을 권유받는다. 연금저축펀드는 10년이상 유지해야 하며 55세부터 연금수령이 가능하다. 퇴직연금펀드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퇴직계좌 가입자에 한해 투자가 가능하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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