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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금융위기 책임 논란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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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국내는 물론 EU와의 갈등 커질 듯"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키프로스에서 금융위기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이 키프로스 내부에서는 정치적 격변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전직 대법원 판사들로 구성된 조사 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출범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3~6개월간 일정으로 키프로스 금융의 부실 책임 소재를 규명한 보고서를 작성해 법무장관에 보고할 예정이다. 아나스타시에데스 대통령은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해 "민, 형사 상의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해 위원회에 방대한 조사권한을 부여하겠다"며 "국민들이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추궁은 사실상 이미 시작됐다. 키프로스은행과, 라이키은행 전체 이사진은 사임했으며 파니코스 데메트리아즈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이 정부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사퇴를 요구 받고 있다는 보도 등이 나오고 있다. 데메트리아즈 총재는 전 정권에서 임명한 중앙총재로,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과는 이미 공개적인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내부 논란도 문제지만, EU와의 관계악화는 더욱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당수 키프로스인들은 금융사태에 대한 책임을 자신들이 져야 하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EU등이 불필요하게 가혹한 구제금융 조건을 부여했다고 여기고 있다. 키프로스인들은 올해 선거를 앞두고 있는 독일 정치 상황과 유럽 남부와 북부간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자신들이 가혹한 구제금융 조건을 받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키프로스의 한 기업인은 "코끼리들 싸움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바닥에 있는 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키프로스 내에서 반EU정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0년 위기가 시작된 그리스에서는 유로존을 탈퇴하자는 목소리가 급진 좌파정당인 시리자를 통해 제기됐지만, 키피로스의 경우에는 기존 정치권에서 유로존 탈퇴 움직임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유로존 탈퇴는 선택지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키프로스 의회의 재정위원회 위원장인 니콜라스 파파도포우로스 의원은 지난주에 "유로존 탈퇴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2008년 키프로스의 유로존 가입을 지지했던 아프센티스 아프센티우 키프로스 전 중앙은행 총재는 "키프로에 어떤 일이 닥칠지를 알았더라면, 유로존 가입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와 독일이 키프로스를 처벌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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