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영복귀·올해 신년사 "삼성대표 사업 모두 사라져" 강조, 경영 혁신 전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석달간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귀국 준비에 나서며 삼성그룹 임직원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빠르면 다음주께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하와이로 향했던 이 회장은 요양을 마치고 지난 28일 오전 일본 동경으로 입국했다. 석달간의 경영 구상을 마무리짓고 마침내 귀국 준비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11일 건강상의 이유로 하와이로 출국했다. 이후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며 일본에선 비즈니스, 하와이에선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을 거듭하며 장기간 해외 출장을 이어왔다.
대부분의 시간은 하와이에서 보냈다. 일본은 삼성그룹 수뇌부와의 경영전략 회의를 통해 경영현안을 점검하고 일본 내 지인들과의 향후 경영계획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두 차례 찾았다.
이 회장의 장기간 출장은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 탓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삼성을 '튀어나온 못'으로 표현하며 글로벌 업체들의 삼성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애플과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할 정도로 사이가 틀어졌고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거리를 넓히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 대신 LG전자와 스마트폰을 만들고, MS는 노키아의 '윈도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비교하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지난 2010년부터 강조했던 신성장사업에 대한 성과가 아직 미진한 점도 이 회장에게 남겨진 숙제다.
지난 1월 초 '삼성그룹신년하례식'에서 이 회장은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모든 사업이 사라진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경영복귀와 함께 했던 말을 올해 다시 한번 꺼낸 것이다.
이 회장이 귀국 준비에 나서며 삼성그룹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이 회장은 해외 출장에서 귀국한 뒤 새벽출근을 감행하며 조직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경우 1년 가까이 새벽 출근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제3 창업'에 준하는 강력한 경영 전략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제2 창업'을 선언하고 '양보다 질의 경영'을 강조하며 우리나라 산업계를 한차원 끌어올렸듯이 새로운 경영이념을 통해 범 세계적인 경영위기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앞으로 10년내 삼성을 대표하는 모든 사업이 사라진다고 표현했듯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해온 모든 사업들이 강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석달간의 고민 끝에 이 회장이 어떤 비책을 내 놓을 것인지에 대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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