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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日 샤프에 투자하는 삼성전자, OLED 투자 집중 계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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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샤프 수뇌부와 미팅 후 투자 결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경영난으로 벼랑 끝에 선 샤프에 100억엔(약 1167억원) 규모의 투자를 최종 조율중이다. 지난 십수년간 세계 TV,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격전을 치렀던 두 회사지만 서로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6일 삼성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샤프의 지분 투자 요청을 받고 지금까지 비밀리에 관련 협상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과 함께 지난 해 12월 13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다. 오사카에 위치한 삼성전자 가전연구소를 방문하면서 오사카 인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샤프를 방문, 지분 협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 입장에서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형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구원을 요청했고 삼성전자 역시 샤프가 무너질 경우 40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되자 하와이에서 요양을 하고 있던 이건희 회장이 일본으로 자리를 옮겨 삼성그룹 수뇌부를 호출했다.


지난 1월 4일 이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 1팀장(사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와 함께 일본 현지에서 전략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불산 사태와 삼성가 소송 문제와 함께 샤프에 대한 투자도 보고 받고 최종 투자를 결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전략 회의 직후 다시 하와이에서 요양을 한 뒤 현재 다시 일본에 체류중이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샤프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11세대 LCD 패널 공장 설립 계획을 시사한 바 있지만 지금까지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LCD 패널 공장 중 가장 큰 곳은 8세대다. 대형 패널 보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LCD 패널 공장의 경우 세대가 높아질 수록 원판 크기가 커진다. 대형 패널을 더 저렴한 가격에 대량 양산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세일 기간)에선 도시바가 샤프로부터 공급 받은 LCD 패널을 사용해 40인치 TV를 179달러에 판매하는 폭탄 세일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40인치 이상 패널 상당수를 샤프와 대만,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지난 1월 CES에서 첫 선을 보인 110인치 울트라HD TV에 사용한 패널 역시 중국의 BOE로부터 공급 받고 있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샤프에 투자를 단행하며 대형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수급받고 OLED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2007년 10세대 패널 생산 라인을 일부 검토했지만 현재까지 보류하고 있다"면서 "최근 환율 문제로 인해 샤프의 대형 LCD 패널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는 대형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OLED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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