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10세대 패널 공장 가동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샤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10여년 동안 세계 디스플레이, TV 시장에서 격전을 펼치던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이다.
6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샤프와 100억엔(약 1167억원) 규모 상당의 지분 투자를 막판 조율 중이다. 100억엔은 샤프 본사 지분의 약 3%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샤프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막바지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경영난으로 인해 벼랑 끝까지 몰린 샤프가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지난 해 4500억엔(약 5조25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샤프는 지난해 100년 종신고용 신화를 깨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가하면 일부 공장을 폐쇄하고 규모를 줄이는 등 몸집을 줄였다. 애플과 퀄컴 등에게서 자금을 출자 받고 대만 홍하이정밀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지만 대규모 적자에는 버틸 수가 없었다.
여기에 더해 애플이 아이폰5에 사용하던 LCD 패널 물량을 줄이고 대만 홍하이정밀의 투자 협상이 난항을 보이자 삼성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선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샤프와의 제휴로 대형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샤프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유일하게 10세대 패널 공장을 가동중이다. 삼성전자는 8세대 패널 공장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수년간 대형 LCD 패널 대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 투자했다. 대형 LCD 패널은 샤프와 대만, 중국 업체 일부에서 공급 받는다. 샤프가 무너질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선 대형 경쟁사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지만 대형 패널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샤프는 10세대 공장을 갖고 있어 대형 패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거래선 다변화 측면에서 샤프에 투자해 안정적인 공급거래선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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