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2013년 1월 2일. 박준 농심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의 경영지침을 '도전'으로 정하고 공격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한 농심이 공격 경영을 펼치겠다는 소식에 업계는 긴장했다. 어려울 때 일수록 빛을 발해 왔던 농심의 저력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박준 대표의 공언대로 농심의 광폭행보가 심상치않다. 불과 3개월 새 신규 브랜드인 생수를 선보인데 이어 커피와 프리믹스 사업까지 뛰어들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유통망도 확대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로 식음료업계의 판도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타오바오'와 직영 판매 계약을 맺고, 중국 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다. 타오바오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중국 알리바바그룹 소속으로 지난해 매출만 1조 위안(180조원)에 달한다.
농심은 타오바오 인터넷 쇼핑몰에 '농심식품전문관'을 개설하고 오는 4월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등 50여종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과 영업, 물류 담당자로 구성된 현지 온라인사업 전담팀을 신설했다.
현재 농심은 중국 시장에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진출해 있는데, 이를 계기로 현지 온라인 쇼핑물을 본격 공략해 올해 중국 현지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8% 늘어난 1억6500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지난 1월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농심은 현지 딜러를 통해 일부 월마트에 제품을 공급했지만 이번 직거래 계약으로 1대 1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360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월마트와 직접 거래를 한다는 것은 농심과 한국산 라면의 위상이 글로벌 수준까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심은 월마트를 시작으로 유통채녈 입점을 더욱 확대해 올해 미국법인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와 함께 농심은 국내에 보급된 적 없는 백두산 생수를 새 무기로 들고 나왔다. 제주삼다수를 생수시장 1위에 올려놓은 14년간의 생수사업 내공을 바탕으로 1위 생수로 키우기 위해서다. 이미 백두산 생수는 지난 2003년부터 준비해 왔다.
신춘호 농심 회장은 자체생산 생수 브랜드를 보유하기 위해 2003년부터 국ㆍ내외 수원지를 구석구석 물색했고, 백두산 화산암반수가 유럽의 알프스나 러시아 코카서스 못지않은 세계 최고 수준의 먹는 샘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농심은 백산수를 5년 내 매출 2000억원을 달성, 생수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또 모유, 녹용 등에 있는 신체기능유지 활성물질인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이 들어간 커피믹스 제품을 내놓고 커피 시장에도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기능성 제품군에 포함시키는 차별화 전략이다. 농심은 강글리오 커피의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믹스커피와 액상커피를 출시, 3년 내 점유율 두 자릿수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40여년 간 이어 내려온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음료부문 등 올해 새로운 사업에 있어 공격 경영을 펼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전체 매출 4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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