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재고량이 10년 만에 최고로 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ME의 구리 재고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수요 둔화와 글로벌 광산업체들의 공급 증가로 크게 늘었다. 7개 분기 연속 하락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구리 재고에는 아직 아무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10월 이후 LME의 구리 재고량은 165% 급증했다.
이날 현재 LME의 구리 재고량은 6625t 증가해 55만7450t이 됐다. 2003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재고량 증가로 LME 3개월물 구리 가격은 2월 초 이후 9% 하락했다.
중국의 2월 구리 수입량은 전월 대비 11.6% 줄었다. 이는 춘제(春節·설) 영향으로 산업생산이 줄 수밖에 없는 계절적 요인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구리 가격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런던 주재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의 로빈 바 금속 담당 애널리스트는 "구리 값이 더 하락하리라는 것은 구리 재고가 최근 급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인프라 투자 재조정, 광산업체의 공급 증가가 겹쳐 구리는 올해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든 뒤 향후 몇 년간 같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시장에서도 동일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구리 가격 하락을 노린 숏 포지션 규모가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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