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에서 온라인 가상화폐 릫비트코인릮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비트코인의 인기가 치솟는 것과 관련해 최근 불거진 키프로스 사태 때문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프로스 사태로 유로화를 은행에 예치해둬도 손해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키프로스를 구제금융해줄테니 예금에 과세해 세수를 늘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어차피 유로를 갖고 있어봤야 손해볼 수 있으니 아예 가상화폐로 바꿔버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만에 무려 15% 뛰었다.
전면적인 구제금융 대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지난 17일 이후 비트코인 관련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가 폭증했다. 스페인도 키프로스와 같은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유로를 포기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 서비스 업체 콘버젝스그룹의 닉 콜라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 "전적으로 키프로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의 예금자들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된다"며 "키프로스 사태를 생각하면 이는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이성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함께 차기 구제금융 대상 국가로 지목받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인기 있는 비트코인 관련 앱 다운로드 건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미 한 번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상대적으로 둔감한 편이다. 1992년 지금의 키프로스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경험한 것이다. 당시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는 국가가 부도 위기로 치닫자 모든 예금에 0.6%의 세금을 물려 정부 재정을 늘렸다.
키프로스 은행 예금의 3분의 1을 차지해 과세가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러시아에서도 비트코인 관련 앱의 인기에 큰 변동이 없다. 러시아에서는 비트코인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콜라스 투자전략가는 "러시아에서 1000~1만달러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비트코인이 좋은 리스크 회피 수단"이라면서도 "하지만 수백만달러의 거래를 감당하기에는 시스템상 유동성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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