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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예금과세안 러시아기업과 은행으로 불똥 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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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달러 규모 대 러시아 거래 중단

키프로스 예금과세안 러시아기업과 은행으로 불똥 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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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키프로스 구제금융 불똥이 러시아 사업으로 튀고 있는 양상이다.키프로스 은행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키프로스를 사업거래,결제의 연결고리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거래를 중단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키프로스 은행들의 영업중지로 키프로스를 거쳐서 이뤄지는 수입억 달러에 이르는 러시아 사업거래가 잠정 중단됐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키프로스는 러시아인들이 수십억 달러를 예치한 곳이기도 하지만 러시아의 투자와 교역의 중심지로 간주돼 왔다. 키프로스가 자본소득이나 배당금 지급에 대해 세금우대 정책을 편 덕분에 키프로스를 거래와 교역의 중간 단계로 많이 활용해왔다는 뜻이다. FT는 지난해의 경우 약 12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투자가 키프로스를 거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련 거래를 중단한 사례는 영국 최대 법률서비스 회사인 스콰이어 샌더스에서 찾을 수 있다.이 회사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 왝 변화사는 키프로스를 경유하는 수십 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관련 거래 5건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왝 변호사는 거래를 조정하지 않을 경우 손실을 입을 것으로 판단해 관할국을 룩셈부르크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스위스 제네바의 발라르티스은행의 팀 맥카시 자산운용 부문 대표는 “키프로스를 전달국으로 활용하는 거래가 많다”면서 “지금은 이른바 결제리스크가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소동이 가라앉을 때까지 키프로스를 거래 중심지로 활용하는 러시아 브로커들과는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내 전문가들은 이번 예금과세안이 러시아 기업과 은행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기업들이 키프로스에 많은 돈을 예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지난해 말 현재 키프로스내 러시아 기업 예금액을 19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과세안이 통과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 은행들도 키프로스에 10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고 또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았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는 게 러시아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최대은행으로 키프로스에 ‘러시아 상업은행’이라는 자회사를 두고 영업을 해온 VTB는 “예금 과세에 따른 손실은 수천만 유로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러시아상업은행의 자산은 2011년 현재 VTB그룹 총자산의 약 5%인 130억 달러이다. FT는 이은행에 가까운 사람의 말을 인용해 키프로스 고객 예금액은 20억 유로 미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알렉세이 시마노프스키 부총재는 18일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의 금융시스템은 전염되지 않을 것이지만 개별 은행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며 리스크 전염 가능성을 일축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오트크리티은행의 업종 주가 전망을 하는 주식조사부문의 블라디미르 사보프 대표는 “키프로스 사태가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 현재 손실은 예금에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맥카시 대표 역시 키프로스내 러시아 기업의 손실 규모는 은행이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만큼 과장됐다고 단언했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은행들과 러시아 기업과 거래하는 당사자들은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VTB의 경우 “이번 과세안이 통과된다면 VTB는 키프로스내 사업전략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왝 변호사도 이번 예금 과세안 때문에 금융서비스 피난처라는 키프로스의 명성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특히 “과세안이 철회되더라도 우리 고객들은 장래에 다른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과세안으로 키프로스만 타격을 입은 게 아니라 키프로스를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는 기업과 은행 모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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