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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淸思]정승들께 드립니다..화장실 명언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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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淸思]정승들께 드립니다..화장실 명언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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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화장실 3종 세트'가 있다. 지하철 철도 고속도로휴게소 등 공용 남자화장실에 있는 미소를 짓게 하는 3가지 표현에 기자가 붙인 별칭이다.


파리 또는 나비 한 마리가 소변기 아래에 그려져 있다. 그리고 눈높이 에 "남자가 흘려서 안 되는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고 적혀있다. 사람들은 앞으로 다가서 파리를 조준해 일을 본다. 왜? "나는 남자니까"

큰 일을 볼 때면 인생강의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경건하게 힘을 주면서 삶을 되돌아본다.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자긍심을 주면서 원하는 바를 이룬 글과 그림들. 파리와 눈물과 아름다운 사람이 머문 자리. 이 3종 세트를 박근혜 정부의 정승들에게 드린다. 늘 함께 하길 바라면서.

국회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가슴이 답답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박근혜정부의 첫 얼굴이다.


외국기업의 로비스트 의혹을 사고 있는 분은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고양이 편을 들던 분은 고양이를 잘 알기 때문에 생선가게를 지킬 적임자라고 강변 하신다. 자잘한 경제적 이익을 챙기기에 힘 쓴 양반은 나라경제를 책임지신단다. 많은 분들이 부동산 투기를 위한 편법·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대부분 육사를 나왔거나 사법 행정고시 출신 또는 박사님들이다. 이분들이 '먼저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집안 일 그리고 나랏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모르겠는가. 이분들에게 공동체를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서구 엘리트의 덕목인 오블리스 노블리주, 관리들의 몸가짐을 다잡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다시 깨우쳐 드릴 필요가 있을까?


지식의 문제가 아닌 염치의 문제다. 지식은 있지만 염치가 없다. 때문에 공직에 있을 때의 영향력을 전관예우 등을 통해 쉽게 사적 이익으로 바꾼다. 또 다시 공직을 넘본다. 잘못된 풍조가 만연해 있어 큰 잘못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듯 하고 한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풍조도 만연하다. 체면보다는 권력이 우선이다. 나라에 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다시 공직을 탐한다는 의심이 든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땅으로 떨어졌다.


완벽한 공직자에 대한 기대를 한껏 낮춰 이제라도 최소한은 지켜 달라는 게 화장실 3종 세트다. 공직을 개인의 배를 채우기 위한 완장으로 삼지 말고 시대가 부여한 과제를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걸어 놓아라. 물러날 때 스스로 아름답게 공직에 복무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 파리위에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써놓고 맞춤형 고용·복지도 새겨두자. 시대정신으로 대두됐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잦은 태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국민들이 원하고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직자는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안된다"고 써놓자.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에 부여한 과제를 성실히 이행토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화장실은 하루 몇 차례 가는 곳이다. 갈 때마다 다짐할 수 있다. 그래야 길을 벗어나고 싶은 유혹, 틈만 나면 벗어났던 습관적 탈선에서 탈출할 수 있다. 낮아져도 너무 낮아진 고위공직자에 대한 기대수준을 회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을 섬기는 일꾼으로서의 최소한의 덕목을 회복해 3종 세트가 있는 화장실서 미소를 머금길 바란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자긍심을 느껴 달라.


왜? "나는 공직자니까."




세종=최창환 대기자 choiasi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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