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성체줄기세포 전문기업 알앤엘바이오가 자본잠식으로 15일 장 시작전 일시적으로 거래정지 됐다. 불법 원정시술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해 고점대비 반토막도 더 난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최대주주인 라정찬 회장은 최근 3개월간 자사 주식 480만여주를 매각, 180억원을 현금화 했다.
15일 알앤엘바이오는 개장과 함께 가격제한폭인 365원(14.93%) 떨어진 2080원으로 밀렸다. 징 시작 10여분만에 하한가 잔량이 450만주 이상 쌓일 정도로 투매가 일어나는 모습이다. 전고점 가격인 지난해 9월말 5500원 대비 60% 이상 폭락했지만 투심은 완전히 얼어버렸다.
알앤엘바이오는 전날 장종료 후 공시를 통해 자본총계가 자본금의 33.3%에 불과해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됐다고 밝혔다. 직전 사업연도까지 54.8%였던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은 54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잠식상태가 커졌다. 알앤엘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은 398억원이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이 확정되면 알앤엘바이오는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게 된다.
알앤엘바이오가 갑작스레 자본잠식를 50%를 넘기면서 자난달 말까지 줄기차게 지분을 판 라 회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라 회장은 지난달 말 100만주를 비롯해 지난해 12월 이후 총 485만여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총 매각대금은 180억여원으로 매각 단가는 평균 2700원 수준이다.
알앤엘바이오측은 라 회장의 지분매각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줄기세포 연구에 더욱 치중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라 회장이 지분을 파는 사이 알앤엘바이오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줄기세포 원정시술 논란에다 알앤엘삼미와 합병무산으로 인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더구나 마지막으로 지분을 판지 불과 보름만에 자본잠식으로 인한 관리종목행이라는 대형악재가 터졌다.
한 투자자는 "경영진이나 대주주는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알지 않았겠냐"며 "악재가 노출되기 전 대주주가 대규모로 주식을 파는 것은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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