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완공 앞둔 구로천왕 국민임대단지에 임대-분양 섞어 배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섞어 배치한 '박원순식 소셜믹스(Social Mix)' 아파트단지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사업 초기에 있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원순식 소셜믹스는 완공을 앞둔 사업지의 계획을 변경한 것이어서 특이하다. 은평뉴타운과 같이 당초 설계부터 소셜믹스가 반영된 단지가 아닌 공정률 70%를 넘긴 사업장에 도입한 것이다. 이 단지처럼 정비사업 예정지뿐만 아니라 이미 착공에 들어간 단지에서도 소셜믹스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구로구 천왕동에 위치한 국민임대주택단지 천왕2지구 1·2단지의 사업계획 변경안을 최종 확정했다. 각 단지의 동에 임대와 분양물량을 섞어 배치한 것이 골자다.
이를테면 당초 임대동으로 계획했던 1단지 103동과 104동의 경우 소셜믹스 설계를 통해 1~2층은 고령자를 위한 임대주택, 3층 이상은 일반 분양자가 거주하도록 조정했다. 또한 단지내 소셜믹스가 예정됐던 2단지는 동별 소셜믹스로 바꿨다. 전체가 분양동이었던 203~205동 중 203동과 204동의 상위 7개층은 임대분으로 돌렸고 205동 역시 층별 혼합배치를 준비 중이다.
이번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각 단지마다 주택형 배치도 크게 바뀌었다. 지하2층, 지상7~18층, 11개동 총 571가구의 1단지는 공공임대(84㎡) 40가구가 8가구로 줄어든 대신 공공분양(84㎡)이 89가구에서 121가구로 늘었다. 이외 39~59㎡ 국민임대 물량은 390가구로 변동없다.
16개동 총 1018가구의 2단지는 공공임대 주택유형까지 늘렸다. 49~59㎡대 국민임대는 546가구로 기존 공급안을 유지한 반면 기존 공공임대 101㎡ 92가구에는 84㎡ 32가구가 추가됐다. 대신 84㎡ 공공분양이 276가구에서 244가구로 줄었다. 전체 공급수는 유지한 채 말그대로 혼합배치를 시도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소셜믹스가 반영된 것이 특징이며 단지는 물론 건물의 동까지 소셜믹스를 추진한 첫 사례로 남게 됐다”며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진행한 임대주택단지지만 이번 기회로 소셜믹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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