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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증폭 '서울 경전철', 내년 9월 첫 개통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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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신설구간 제외하면 착공 들어간 곳 전무
박원순 시장 '부채감축' 공약과도 맞물려
서울연구원 용역 결과에 추진방향 조정될 듯

갈등 증폭 '서울 경전철', 내년 9월 첫 개통 어렵다 ▲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따라 설정된 7개 경전철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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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교통 사각지대 해소와 지역별 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추진해 온 경전철사업을 두고 갑론을박이 거듭되고 있다. 실효성 논란 속 착공일정 지연과 함께 서울시와 주민, 지역구 의원들 사이 갈등양상도 나타난다.

서울시 경전철은 과연 의정부 등 다른 지역의 '부실철'과 달리 든든한 '시민의 발'이 될 수 있을까?


서울시가 경전철사업에 뛰어든 건 지난 2007년 6월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부터다. 당초 서울시는 지상과 지하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경전철(목동선·DMC선 지상, 나머지 5개 노선 지하)로 사업내용을 확정하고, 이듬해 11월 국토해양부 승인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추산된 총 사업비 규모는 5조2280억원. 사업이 민간투자방식(BTO)으로 결정되면서 서울시가 부담할 몫은 1조4080억원(시비 부담 28~38%)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총 62.2km에 이르는 전체 7개 노선 중 착공에 들어간 곳은 우이-신설이 유일하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한 신림선과 동북선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상자 선정도 매듭짓지 못한 상황이다.


경전철을 추진하자는 측이 다른 지역과 사정이 다르다고 말하는 가장 큰 근거는 충분한 교통수요다. 교통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건설 예정지 주민들은 경전철이 교통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고 얘기하고 있다. 가령 면목선이 지나는 중랑구와 동대문구, 성북구는 서울에서도 교통여건이 특히 좋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중랑구의 경우 도로폭이 좁고, 왕복 2~4차선 도로가 많아 출퇴근시간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진다는 불만도 많다.


지난해 6월 서울시의회가 이 지역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전철 건립 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78%가 '찬성'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중랑구 신내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조모(37ㆍ남) 씨는 "이동수단이 마련돼 교통이 좋아져야 사람들도 유입되고 상권도 활성화될 것 아니냐"며 "3~4년 전부터 공사가 시작됐고, 어느 정도 진행된 이상 사업을 책임지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구 출신 국회 및 시의회 의원들도 이미 수요예측 조사에서 타당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한다. 또 하나 의정부나 부산-김해와 같이 최소운영보장수익(MRG) 의무가 없는 만큼 예산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도 사업의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도시철도법 시행령 개정으로 2006년 이후 추진된 민자사업에 MRG를 적용할 수 없게 되면서 사업자 특혜의혹도 해소됐다는 해석이다. 현재는 민주통합당 서울시당 차원에서 특별위원회(위원장 민병두 의원)를 구성해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공석호 민주통합당 서울시당 경전철 추진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의 경우 주민들 수요가 높고 MRG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타지역 사례들과 다르다"라며 "교통복지 달성과 더불어 요금책정, 환승 등 추가로 논의해야할 부분이 많은만큼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설치비용과 운행 면에서 버스나 지하철보다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올 1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기본보고를 보면 경전철의 설치비용은 km당 400억원 정도다. km당 620억원의 지하철, 4차선 기준 km당 680억원이 드는 버스와 비교하면 경쟁력을 갖췄다.


운행간격도 30초~2분으로, 지하철(2~3분)과 버스(7~9분)에 비해 짧고 1개 차량에서 시간당 5000~3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게 추진을 주장하는 이들의 얘기다. 안승호 한국교통대 철도운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경전철은 이미 다른 나라 대도시에서 보편화된 수단이고 최근엔 환경공학적 측면과 결부도 진행 중"이라며 "기반시설로서의 의미와 함께 인구이동, 인근 경제활성화 요소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유리한 조건에도 1조4000억원 정도가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라는 점과 타지역 사업 실패에 따른 부정적인 시각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시장의 '부채규모 7조원 감축' 공약도 무거운 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업의 향배는 오는 5월경 발표될 서울연구원 사업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인 지난해 1월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대해 서울연구원으로 하여금 연구용역을 실시토록 했다. 현행 도시철도법 시행령에는 '시ㆍ도지사는 확정된 기본계획의 타당성을 5년마다 검토해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서울시는 향후 발표될 용역 결과를 보고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과 일정을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용역은 잘못된 부분을 파악해 그 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점들이 결과에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9년 9월 첫 삽을 뜬 이후 시공사 워크아웃으로 지난해 11월 중단됐던 우이-신설 공사는 11일부터 전체 4개 공구에서 재개된 상태다. 총 11.4km 거리에 13개역(환승역 3곳)을 조성하는 이 노선의 현재 공정률은 40%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일정이 순탄하게 전개되더라도 계획했던 내년 9월 개통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노선 사업시행자인 우이트랜스 관계자는 "계획이 많이 늦어져 현재로선 정확한 완공과 개통날짜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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