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평가시 '조율, 협조' 방면 점수화 구상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조윤선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은 11일 오후 3시 30분 여성가족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부처간 이기주의를 없애고, 여가부가 각 부처내에 성인지, 성별영향평가 등을 적용토록 시스템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 신임 장관은 공무원 업무평가 시 '조율과 협조' 방면에서의 평가를 점수화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음을 전했다.
조 장관은 취임사에 담긴 세 가지 큰 국정의 틀을 '3W정책'이라고 풀어 설명했다. '3W'란 '여성(Women)', '웹(망, Web)', '월드(세계, World)를 뜻한다.
조 장관은 "일단 여성(Women)의 잠재력을 현실화시키고 일과 가정이 양립토록 하는 것, 시민단체, 기업, 개인 등 여성과 아동, 청소년 관련 일들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이들과 연계하는 민관 망(Web)을 구축토록 하겠다"며 "세계여성포럼 지수에서도 우리나라가 경제력에 비해 여성의 지위가 상당히 낮은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저개발 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World)"고 말했다.
특히 조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부처별 조율에 대해 여가부의 역할이 크게 강조될 것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공무원 업무평가 시 '조율과 협조' 방면에서의 평가를 점수화해 '부처간 칸막이'를 실질적으로 없앨수 있게 하겠다는 게 조 장관의 계획이다.
그는 "전통적으로 부처간 조율은 조직과 예산을 통해 이뤄졌지만, 이런 방식이 아니라 성별영향평가, 성인지 등 시스템화를 전 부처에 전파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전 부처가 여성, 청소년, 다문화와 관련이 되지 않은 곳이 없다"며 "앞으로 공무원 평가에서 프로젝트 실적에 치우치는 게 아니라, 총리실이 주관하는 공무원 업무평가에 '조율', '협조'와 관련한 평가를 점수화 해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 장관은 취임사에서 "여성이 맘껏 일할 수 있도록 이제 일하는 엄마 대신 국가가 엄마가 돼 줘야 한다"며 "아동과 여성의 안전에 대한 위협, 유해환경도 국가가 보호자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첫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아, 여가부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이에 부응할 것이라는 의지와 태도가 발로한 메시지였다. 조 장관은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중임을 맡게 되어, 참으로 영광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장관은 최근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성가족부가 보건복지부, 교과부 등 여성, 청소년, 보육 문제와 관련해 중복된 업무에서 '맡는 역할이 적다'는 지적에 "여가부 업무를 특화해 교육부와 복지부와는 차별화 할 수 있도록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예산에 관해서도 여가부의 역할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확보토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청소년 업무와 관련, 입시경쟁이 치열한 분위기와 학교밖 유해환경 해소를 위해 조 장관은 특별활동 프로그램 등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조 장관은 1966년 서울태생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1991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으로 일하며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2007년부터는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 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았다. 지난해 4월 19대 총선 때부터는 중앙선대위 공동대변인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보좌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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