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文ㆍ安, 요동치는 야권

-안철수 이르면 3월초 귀국, 신당창당 움직임
-문재인 두달만에 국회 등장, 활동 재개 신호탄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이르면 3월 초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이 요동치고 있다. 안 전 교수가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방미 중에 만난 캠프 참모진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귀국은 5년 뒤를 내다본 정치활동 재개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24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ㆍ보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과 안 전 교수 측이 본격적으로 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안 전 교수 측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안 전 교수는 이르면 다음주쯤 귀국해 10월 재보선을 대비한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패배 이후 안 전 교수가 두달간 미국에 머무르면서 이른바 정치인으로서 밑그림을 그렸다는 관측이다. 이른바 '안철수의 스탠포드 구상'이다.

안 전 교수는 단일화 실패의 경험을 발판 삼아 기존 정당과 경쟁하기 위해서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 측이 4월 재보선에서 동력을 만든 뒤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과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특히 10월 재보선은 수도권과 호남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그야말로 '야권빅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안 전 교수 측 인사들은 4월 재보선에 누가 출마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자리가 비게 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정연순, 조광희, 금태섭 변호사 등이 예비후보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선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에 민주당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 창당은 예상했다. 4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입장을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 안 전 교수 측이 후보를 내면 독자 후보를 낼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고 안 전 교수 측에 맞서 후보를 낸다면 결국 여당 후보의 당선을 도와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제 1야당으로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안 전 교수 측 후보가 당선된다면 민주당이 존폐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그동안 '신당창당'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잇따라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이 출연하면 야권은 분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리해서 신당을 만든다면 전형적인 구태정치가 될 것이고 안철수는 살아도 안철수 정신은 죽는다"고 경고했다.

진보정의당은 노 전 공동대표에 대한 3ㆍ1절 특사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그의 부인인 김지선씨의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박용진 대변인과 이동섭 지역위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특사 발표 이후 공천을 공론화할 예정이다.

한편 대선 패배 후 두문불출 하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두달여만에 국회 공식 일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의원은 그동안 주로 부산 지역구와 양산 자택에서 머물며 정치 활동을 자제해 왔다. 때문에 그의 국회 출석은 문 의원이 의정 활동 재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직접 참여한 문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2시간 30분 가량 안건 처리에 참여하다가 자리를 떴다. 그는 당 중앙위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의정활동 열심해야죠"라고 답했다. 당분간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를 시작으로 의원활동에 주력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5월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