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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380 툭하면 점검…수익에 밀린 '명품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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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380 툭하면 점검…수익에 밀린 '명품비행' 대한항공의 a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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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직장인 김기석씨는 지난해 봄 신혼여행차 파리를 가기 위해 항공권을 구매했다. 평소 관심 있던 A380을 탄다는 사실에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그가 탄 것은 다른 것이었다. 분명 A380이 운항된다고 했는데 곡할 노릇이었다.

#2. 지난해 가을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로 향하던 민수정씨도 A380을 탄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옆에는 A380을 한 번 타보고 싶어 네덜란드에서 프랑프푸르트까지 왔다가 인천으로 향한다는 승객도 있었다. 하지만 항공기는 갑자기 '정기점검'에 걸렸다. 그들을 비롯한 승객들은 탑승 몇 시간을 앞두고 항공기가 바뀐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


대한항공이 A380을 파행 운영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A380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야심작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총 6대가 도입됐다. 조 회장은 1호기 도입시 직접 나서서 비전을 밝히는 등 국민적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도입 당시의 야심과 달리 고무줄 운영에 나서면서 명품항공사라는 별칭에 금이 가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인천-파리(프랑스) 노선간 A380의 운항횟수는 왕복 42회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에는 10월28일부터 12월30일까지 9주간 주 3회씩 운항됐다. 일 년 중 두 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총 27번 인천과 파리간 하늘길을 다닌 셈이다. 그나마도 2011년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다. 2011년에는 9월26일~10월29일까지 5주간 15번 왕복했다. 올해는 파리노선에 A380이 투입된 적이 없다.


특히 대한항공은 사람들이 몰리는 하계 극성수기에는 A380이 아닌 다른 항공기를 운항했다. B747, B777 등 A380 대신에 투입된 항공기의 운항횟수는 기존 주 7회에서 극성수기 들어 주 10회까지 늘어났다. 대한항공이 파리 노선에 A380을 운항하지만 승객들이 A380을 경험하기에는 턱없이 형식적이라는 의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A380은 일등석 12석, 비즈니스석 94석 규모로 구성됐다"며 "유럽노선에 뜨는 A380의 경우 비즈니스석이 일정량 소모되지 않으면 다른 항공기로 교체해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정기점검 등 다양한 교체 이유를 들어 다른 항공기를 운항한다"며 "이에 따른 비용 차익은 승객에게 돌려주지만 승객들의 실망감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고 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380의 경우 좌석 구성상 하계휴가철 등 극성수기에는 다른 노선에 투입하는 것이 훨씬 수익이 좋다"며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등을 채울 수 있는 구간에 투입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380 파행운영은 대한항공의 파리노선 주 1회 운수권 확보 논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0년 인천-파리노선을 주 7회 운항 중이었던 대한항공은 당시 주 3회 운항하던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파리노선 주 1회 하계운수권을 정부로부터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을 받는 게 합리적이지만 운수권 심의기구인 항공교통심의위원회는 '국민들의 신규 항공기 체험'이라는 대한항공의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주 1회 운수권이란 2.0단위(300~349석)로 400석 규모 A380 한 대를 인천-파리간 주 1회 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한항공이 파리 노선에 A380을 띄우는 것을 목적으로 운수권을 얻었다면 하계스케줄인 3월말부터 10월말까지 매주 1회씩 A380을 띄워야 하는 셈이다.


또 심의위의 취지에 맞추려면 항공사 사정상 돈이 되는 때에 A380을 띄우는 것이 아니라 해당 노선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때에 A380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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