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함부르크가 파격적 연봉 인상으로 '손흥민 붙잡기'에 나섰다. 예상되는 인상률만도 무려 300% 이상. 팀 내 최고 수준임은 물론, 분데스리가 내 유망주 중에서도 손꼽힐만한 조건이다.
독일 '빌트'는 19일(한국 시간) 함부르크가 다음 주중으로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 보도했다. 현재 프랭크 아르네센 단장 등이 직접 계약 조율에 나섰으며, 협상 분위기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기존 2014년 6월에서 2년 더 연장한 2016년 6월이며, 2부리그 강등시 이적을 허용한다는 조항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연봉 조건이 파격적이다. 현재 70만 유로(약 10억 원)에서 팀 내 최고 수준으로 오를 예정이다.
시즌 개막 전만해도 함부르크는 손흥민과 2배 정도 인상된 연봉으로 재계약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후 손흥민이 맹활약을 펼치며 상황이 급변했다. 21경기 9골을 터뜨리며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섰을 뿐 아니라, 유럽 빅클럽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등 잉글랜드 클럽들이 그를 보기위해 함부르크에 정기적으로 스카우트를 파견하고 있다.
자연스레 몸값도 폭등했다. '빌트'는 리버풀, 인터 밀란이 손흥민의 이적료로 1000만 유로(약 145억 원)를 생각 중이며, 첼시와 맨유는 1000만 파운드(약 170억 원)까지 지불할 뜻이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영입전이 치열해지면 1500만~2000만 유로(약 220~290억 원)까지 이적료가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함부르크는 손흥민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연봉 인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함부르크 최고 연봉자는 380만 유로(약 55억 원)의 라파엘 반 더 바르트. 그가 팀의 상징적인 베테랑이란 점에서 손흥민에게 그보다 더 많은 연봉을 안겨주기란 쉽지 않다.
반면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마리오 괴체(도르트문트)는 팀내 최고 연봉(450만 유로·약 65억 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손흥민에겐 반 더 바르트 다음 가는 300만 유로(약 44억 원) 가량의 연봉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인상률로 치면 무려 300%가 넘는 액수. 분데스리가 유망주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구단 관계자들의 발언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앞서 아르네센 단장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손흥민은 그 만한 가치가 있다"라며 "놀라운 재능을 지닌 선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충분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토르스텐 핑크 함부르크 감독도 "지금이 손흥민을 잔류시킬 좋은 시기"라며 "그도 우리 팀에서 좀 더 성장할 수 있단 걸 알고 있다"라며 재계약을 낙관했다.
아울러 현재 함부르크는 금호타이어, 한화그룹 등 한국기업과 연간 150만 유로(약 27억 원)정도의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손흥민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이득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이러한 유럽 클럽들의 손흥민 쟁탈전을 두고 '빌트'는 "거액의 포커판"이라 빗댔다. 이와 함께 "아직 손흥민을 향한 구체적 영입 제안은 없지만, 그가 함부르크에서 오래 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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